문화재 가치와 오름사면 등에 대한 경관훼손, 부실한 보완서 등을 문제로 지적

송악산유원지개발사업 조감도

제주도 환경영향평가심의위원회(위원장 김보영)는 1일 오후 5시 설문대여성문화센터 3층 회의실에서 제18차 심의위원회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 위원들은 청수리공동주택, 이랜드그룹의 국제문화복합단지(어음리), 신해원그룹의 송악산유원지 개발사업 등을 안건으로 올려 심의했다.

최대 관심사는 송악산 유원지개발사업. 송악산은 이중화산체의 독특한 형태를 잘 간직한 곳으로 주변 산방산, 한라산과 더불어 수려한 풍광을 자랑하는 지형이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송악산에 관광객 방문이 늘어나면서 지반이 약해져 일부에서 붕괴가 빚어지기도 했다.

송악산 주변에는 섯알오름학살터와 백조일손지묘, 알뜨르비행장 등 태평양전쟁과 제주4·3의 생체기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유적지구다. 이런 지역에 외국계 자본이 ‘유원지 개발’이라는 명분으로 대규모 숙박시설을 건축하겠다고 벌인 사업이다.

지난 5월 환경영향평가위원회에서 위원들은 송악산 일대 경관훼손을 우려하며 8층(28m) 높이의 호텔을 4층으로 낮추라는 의견과 함께 재심의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사업자측은 재심의 결정 사항을 무시하고 호텔 높이를 8층에서 1층을 낮춘다는 내용으로 심의보완서를 제출하며 재심의를 요청한 것.

그래서 심의를 앞두고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성명을 내고 “정상적인 절차대로라면 재심의 결정에 대한 보완이 반영되지 않은 심의보완서는 반려하는 것이 맞는 절차임에도 제주도가 사업자의 심의보완서를 수용해 환경영향평가 재심의를 개최하기로 한 것은 송악산유원지 개발사업의 허가를 내주기 위한 수순에 돌입한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1일 환경영향평가 심의회의에서 위원들은 △송악산 사면 건축물이 불러올 경관 원형의 훼손 △등록문화재인 동알오름과 섯알오름의 가치 훼손 △경관 시뮬레이션 부실 △재심의에서 의결된 건물 높이(8층→4층) 미반영 등을 문제로 제시하며 제동을 걸었다.

심의회가 열리는 설문대여성문화센터 인근에서 대정읍 상모리 주민들이 송악산 유원지 개발이 마을의 숙원사업임을 알리며 심의 통과를 요청했지만 주민들의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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