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회 서귀포봄맞이축제, 22일부터 23일까지 이중섭공원에서 열려

몸국과 돗궤기를 먹는 관광객과 참석자들.
봄꽃나무 나눔행사에 나무를 받기 위해 줄서 있는 관광객, 참석자들. (사진=강문혁 기자)

'복사꽃이 돗국물에 빠진 날'을 테마로 서귀포의 봄을 즐기는 축제가 이중섭 공원 일대에서 열렸다. 이중섭 공원 일대에는 벚꽃, 매화, 유채꽃들이 활짝 피어 봄 소식을 전했다.

올해로 9회째를 맞은 서귀포봄맞이축제가 22일과 23일 이중섭공원 일대에서 열렸다. 이 행사는 서귀포봄맞이축제위원회가 주최하고 서귀포문화산업회, 탐라문화유족회, 자연제주가 주관하며, 제주올레, 왈종미술관, 제주생명자원영농조합법인이 후원했다.

이 축제는 제주의 전통문화를 재조명하는 포럼을 비롯해 남극노인성제, 몰망국(몸국)과 돗궤기반(돼지고기반) 등 제주전통음식 체험, 진달래꽃 화전놀이 재현, 꽃나무 나눔 등 사라져가는 제주 고유의 전통문화를 되새기고, 역사성·장소성·고유성을 매개로 새로운 문화컨텐츠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전통문화 축제이다.

첫날인 22일에는 제주의 봄꽃문화에 투영된 다양한 현상을 되짚어 보고 자연에 순응하면서 살아 온 제주인들의 삶과 지혜를 더듬어 보는 제주 봄꽃문화 재조명 전문가포럼이 오후 4시 정방동주민센터에서 열렸다. 포럼에서는 일장스님이 기조발제자를 했으며,  허남춘 교수(제주대)와 김찬수 박사가 주제발표에 나섰다. 이어 오후 6시부터는 이중섭공원으로 자리를 옮겨 무병장수를 상징하면서 서귀포 지역에서만 제대로 관측할 수 있는 별자리인 노인성을 테마로  남극노인성제가 봉행됐다.

둘쨋 날 열린 제주 전통음식 체험행사와 봄꽃나눔 행사에는 많은 지역주민들과 관광객들이 참여해 서귀포의 봄을 즐겼다. 오전 10시, 대천동걸궁패가 이날 행사의 시작을 전했으며, 진달래꽃 화전음식 재현, 은지화 그림그리기 대회, 몸국과 돗궤기 먹거리 체험 등이 펼쳐졌다.

진달래꽃 화전놀이 재현 행사장에서 만난 이미선씨(서귀포문화사업회.48)는 “진달래꽃 화전놀이 재현이 조금 힘들지만 계절이 무감각한 요즘 시대에  서귀포에 봄이 왔다는 걸 알리고 싶어 참여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봄꽃나무 나눔행사는 축제 참가자에게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주기 위한 마련된 특별행사로 30년 동안 1000종 30만 그루의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동식 자연제주 상무는 “이 축제에서 가장 인기있는 행사다”라며 “지금까지 1만6000그루를 제공했다. 단순한 묘목만이 아니고 꽃이 일찍 피는 어느 정도 자란 나무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은지화그리기대회는 이중섭 공원이라는 상징성과 연계해 이중섭 화가가 은박지에 그렸던 상황을 추억하기 위해 마련된 어린이 참여 프로그램이다.

이연정 축제조직위원회 사무국장은 “봄맞이 축제, 그리고 꽃이 핀 풍경을 그리는 대회로 유치부와 초등부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며 “ 원래 은지에 송곳, 못을 사용해 그림을 그렸으나 어린이에게 위험하여 볼펜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에서는 혼례나 장례를 치를 때 몸국과 돗궤기반을 대접했다. 몸국과 돗궤기반 제주음식체험은 적은 비용으로 넉넉히 음식을 만들어 먹은 제주의 조상들의 지혜와 슬기를 체험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이다. 이날 행사에는 2000명 분의 음식이 마련됐다.

오명륜(정방동, 여, 83)씨는 “축제가 정방동에서 열려 찾았다”며 “나무도 주고 노인들을 배려해 주는 행사"라고 칭찬했다. 서울에서 왔다는 허모(49)씨는 "올레길을 걷다가 축제를 해서 참여했다"며 "어제 제주시에서 고기국수를 먹었는데, 오늘은 몸국을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 고 했다.

해마다 축제를 후원하고 있는 이왈종 화백은 “9년간 축제를 위해 이석창 위원장님과 관련 단체가 많은 노력을 했다”며 “지역 주민에게 호응이 좋아 축제가 커지고 있다” 고 말했다. 이어 “30여 년간 살아온 서귀포를 사랑하는 마음에 축제에 도움이 되고자 후원하게 되었다“ 고 말했다.

이석창 축제조직위원장은 “축제에 어울리는 꽃이 많이 피어 기쁘다”며 “서귀포가 봄을 맞았음을 알리는 이 축제는 둘러보면 알겠지만 다른 축제와 차별화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순한 축제의 의미를 넘어 제주의 전통 음식의 맛을 이어갈뿐만 아니라 제주 문화의 맥을 이어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바라며 “이와 관련 산업을 통해 문화와 예술이 더욱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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