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올해 첫 경매 열려 136마리 가운데 28마리 낙찰, “그나마 다행”이라는 목소리도 있어

어린 경주마가 어미를 따르고 있다.(사진은 장태욱 기자)
어린 경주마가 어미를 따르고 있다.(사진은 장태욱 기자)

올해 첫 번째 경주마 경매가 지난 12, 조천읍 교래리 소재 경주마육성목장에서 열린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경주마생산자협회(회장 김창만)는 당초 3월과 5, 7, 10, 11월 등 연 5차례 경주마 경매시장을 열 계획이었는데 코로나19의 확산으로 3월 경매가 5월로 연기돼 열린 것이다.

이번 경매에 한국마사회가 10마리를, 경주마생산농가가 126마리를 상장해 총 136마리가 경매에 올랐다. 한국마시회가 상장한 말 가운데 4마리, 생산농가가 상장한 말 가운데 24마리 등 총 28마리가 낙찰됐다. 낙찰률 20.5%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 열린 경매에는 94마리가 상장돼 30마리가 낙찰됐다. 당시 낙찰률이 31.9%였는데, 이번 경매에는 지난해보다 낮은 낙찰률을 기록했다. 게다가 작년에는 3월에 경매가 열리고 5월에 두 번째 경매가 열렸는데, 올해는 5월에 첫 경매가 열렸다.

경주마생산농가들은 그동안 경주마시장이 싸늘하게 식어 자금압박에 시달리고 있던 터라 내심 올해 첫 경매에 기대를 걸고 있었다. 하지만 경마장이 굳게 닫혀 있어 마주들이 경주마를 구입할 의욕을 갖지 못하고 있다.

이번 경매에 오른 말들은 모두 2세마들로 마주들이 경주마로 등록을 하면 바로 경주에 참가할 정도로 성숙한 것들이다. 이날 최저 낙찰가는 2000만 원, 최고 낙찰가는 9000만 원을 기록했다. 평균 낙찰가는 3982만 원인데, 지난해 5월 평균가 4038만 원에 비해 56만 원 낮은 가격이다.

경매에 말을 상장했던 생산자는 이날 경매에서 낙찰된 말들 대부분은 마주들이 평소 가까이 지내던 생산자와 구매에 관해 사전에 교감을 갖던 것들이다라며 마주들은 자신이 평소 봐둔 말 이외에는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경주마생산자협회 관계자는 “12일 경매에서 낙찰률이 20.5%에 불과했지만 경매가 끝난 후 장외에서도 꽤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그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마주들이 경주마를 등록해야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경마가 몇 개월째 중단된 가운데서도 이정도 거래가 이뤄진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하는 생산자들도 있다라며 예년에 비해 낙찰두수가 적지만 생산자들이 집단 도산은 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되자 한국마사회는 지난 223일 이후 7차례에 걸쳐 경마장 운영 중단계획을 발표했다. 517일까지 경마를 중단한다는 방침이었는데, 그 이후에도 경마장이 열릴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마사회가 경마를 중단하면서 경주마들을 경마에 출전시키는 마주들의 수입이 사라졌다. 마주들은 경영난에 빠져있는 상황이어서 경주마 구입을 꺼리고 있다.

한편 코로나19의 여파로 경주마경매가 중단되면서 생산자들은 경주마를 팔 기회를 제대로 갖지 못했는데, 512일 올해 첫 경매가 열렸다. 그런데 경마가 중단된 탓에 예년에 비해 경매가 활기를 띠지 못했다.

지난해 국내에서 생산된 경주마는 총 1312두인데 이중 1172두가 제주에서 생산됐다. 경주마 평균 가격은 약 5000만 원, 전체 500억 원 규모의 제주도 경주마 시장이 코로나19의 여파로 침체를 격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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