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어 칼럼⑦] 강영봉 제주어연구소장

유네스코는 201012월 제주어를 소멸 위기 언어로 분류하였다. 곧 제주어는 소멸 위기에 있으니 보전에 힘써 달라고 경고한 것이다. 제주어의 소멸 위기 경고는 유네스코가 세대 간 언어 전승 실태, 화자의 절대 수, 전체 인구 대비 해당 언어 구사자 비율, 언어 사용 분야의 변화 등 아홉 가지 기준을 적용한 결과여서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짐과 동시에 전국적인 관심도 끌었다.

유네스코는 제주어에 대해서 소멸 위기에 있음을 경고하면서 아울러 과제도 제시했다. 제시한 과제 네 가지는, “언어 정책을 구체적으로 세울 것, 외국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수집할 것, 언어 교육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언어가 되도록 노력할 것등이다.

첫째 언어 정책 수립의 문제는 제주특별자치도가 2007년 지방자치단체로는 맨 처음으로 <제주어 보전 및 육성 조례>를 제정한 것으로 대신할 수 있다. 이미 제주어 보전 조례가 제정되었기 때문에 시대와 상황에 맞게 보강해 가면 될 것이다. 특히 이 조례는 도지사는 제주어의 보전과 전승을 위하여 5년마다 제주어발전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하며”(4), “도지사는 2년마다 제주어의 보전과 전승에 돤한 시책과 그 시행 결과에 관한 보고서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해당 상임위원회에 보고”(6)해야 하는 강력한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실천의 문제가 남아 있을 뿐이다.

둘째 외국의 사례 조사는 전공자들의 몫이다. 언어 전승의 성공 사례로 들 수 있는 프랑스의 브레따뉴어나 스페인의 까탈루니아어등 보전을 위한 여러 활동을 참고하고 그 외 다른 언어에 대한 사례 조사로 꾸준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고 그 내용은 제주도 실정에 맞게 조례에 반영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또 각 실천 분야는 그 해당 분야에 따라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은 제주도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받아들이면 될 것이다.

셋째 언어 교육 강화의 과제로, 이 과제는 무엇보다도 중요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모국어의 완성은 12세 전후라고 한다. 그렇다고 한다면 유치원 교육에서부터 시작해서 초등학교에서의 제주어 교육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결론을 얻게 된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해마다 제주어 교육 자료를 제작하여 초중고에 배포하고 있다. 초등과 중등 교육 과정에 맞게 교재를 편찬한다거나 교육 환경에 따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여 보급하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 이 제주어 교재를 어느 정도 활용하고 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제주어 보전과 전승에 대한 의지와 노력만큼은 높게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제주어 교육을 정규 교과 과정에 포함해서 교육해야 하는 어려움은 극복되어야 할 문제다. 꽉 짜여진 교육 과정에 제주어 교육이 들어갈 여유가 없다는 점 또한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고민해야 할 문제가 아닌가 하다.

넷째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언어는 다름 아니라 제주어를 얼마만큼 즐겨 쓰느냐, 얼마나 자주 쓰느냐 하는 제주어에 대한 노출 기회의 문제다. 제주어에 대한 노출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이중언어 생활이 필요하다. 여기서 말하는 이중언어란 넓은 의미에서의 이중언어로 표준어와 방언을 의미한다. 곧 공적인 생활에서는 표준어를 쓰고, 일상생활이나 가정생활에서는 제주어로 말하는 것이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이중언어 생활이다. “어떻게 지내십니까?” 대신에 어떵 살암수꽈?”, “점심 가시지요대신에 점심 먹으레 갑주.”, “어른신, 안녕하십니까?” 대신에 삼춘, 어디 감수꽝?”, “(사무실에서 민원인에게) 어서 오십시오.” 대신에 어떵 옵데강?”이라 말한다고 하면 이것이 곧 이중언어 생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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