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 안전 진단 결과 D등급…지난달 철거 진행
상천마을, 통보 없는 행위 규탄…“마을 상징 보존해야”

 

해발 350m의 비교적 높은 지대에 위치한 서귀포시 안덕면 상천리. 

이곳 옛 상천분교는 제주 4·3으로 불탄 마을이 다시 형성되며 십시일반 모은 성금으로 만든 상천리의 역사다. 

상천리 역사 증거인 상천분교(사진)가 최근 교육청의 철거 추진에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82.64㎡ 면적의 상천분교 교사동이 2년 전 정밀 안전 진단 결과 D등급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도교육청은 지난달 철거를 진행하다가 주민들의 반발로 철거를 보류했다.
마을회 관계자는 “일방적으로 마을의 학교 건물을 철거해 교육감 면담을 요청하는 등 항의했다. 지붕을 뜯는 철거 행위는 마을 주민들의 가슴을 무척 아프게 했다”라면서 “마을 여건상 건물 인건비 등의 관리·임대 비용을 부담하긴 힘들다. 마을을 상징하는 건물인 만큼 앞으로 도에서 추진하는 제주마을역사 문화 환경 조성 사업 공모와 행정에서 관련 법규를 잘 살펴서 보존 방법을 함께 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현재 상천분교는 서귀포시와 서귀포시문화도시센터에서 선정한 서귀포미래문화자산 중 하나다. 

또한 교내에는 서귀포미래문화 자사인 김신석 망사비와 서귀포시 4-H표지석 1기가 자리하고 있다. 

서귀포미래문화자산은 국가 제주특별자치도(행정시 포함)의 문화재 기념품 향토유산 등으로 등록되지 않았지만 미래세대에 전달할 가치가 있는 105개 마을 내 원형 보존이 된 유·무형의 문화 자산을 뜻하고 과거 기억의 마을 공동자산 및 고유한 문화 등 서귀포 ‘노지(露地)문화’의 모든 것이 포함된다. 

이와 관련 서귀포시는 애초에 문화공유공간 조성 사업 등으로 리모델링은 가능하지만 지속적인 운영비 지원은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지만 최근 제주도가 마을 역사 문화조성사업 공모를 진행, 이를 통해 상천분교 활성화 방안을 찾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서귀포문화도시센터에 따르면 상천리는 1946년에 학교를 설립하려 했지만 4·3발발로 중단됐다. 

이후 주민들이 돌아와 마을을 재건하고 재산 기부 등으로 1962년에 학교를 개교했지만 교실도 없이 노천 수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한미협조(건물 외벽에 ‘한미협조’ 현판 증거)로 동년에 75㎡ 규모의 교실 1동이 신축돼 현재 상천분교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점차 학생수가 감소하면서 개교 30년 만인 1992년 3월 1일에 상천분교는 폐교됐고 청천초등학교로 통합됐다. 

상천분교에서는 30년 동안 150명의 어린이들이 교육을 받았고 103명의 졸업생이 배출됐다. 폐교 후 마을주민들은 이곳을 비료 창고로 사용하기도 했다. 

2001년부터 모록밭 목공교실이 들어섰고, 2007년 도교육청으로부터 전통문화 인성교육 위탁교육기관으로 지정돼 운용됐다.

2017년부터 현재까지 상천리마을회가 무상으로 임대해 주민들의 마을쉼터로 활용하기 위해 마을쉼터관리부장을 두고, 주민 협조로 조경수 정비와 바닥면 정비, 잔디식재 및 관리 등으로 꾸준히 관리 이용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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