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가 문화 마인드를 접목해 2007년부터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주말 거리공연이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거리공연은 당초 서귀포시 경제침체 현안을 극복하려면 일단 '사람이 모여야 한다'는 취지에서 도내 최초로 시도한 문화 이벤트란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올해로 4년째를 맞은 거리공연이 당초의 취지를 담아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각계에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거리공연 초기에는 색다른 볼거리와 즐길 거리 제공으로 시민들의 찬사를 받았으나, 추진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로 인해 벌써부터 시들해지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반면 거리공연이 문화 인프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흡한 시민들의 문화 마인드 형성에 나름대로 적잖은 기여를 하고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최근 서귀포시가 올해 상반기 이중섭 문화거리에서의 거리공연 운영성과를 분석한 결과, 관심을 끄는 대목이 있다. 종전에는 고정무대가 설치되고 초청 공연 위주로 진행됐으나, 올 들어서는 지역의 소규모 문화예술 동아리단체들이 거리의 한 구석에서 활발한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변화 물결은 지난해 말 이중섭 문화거리에 막대한 국비예산이 투입돼 제주 자연석과 조형물, 가로등 등이 갖춰진 보행우선사업이 완료된 것이 주요한 계기가 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이중섭 거리에 주말에 한해 차 없는 거리가 도입되면서 '걷고 싶은 거리, 다시 찾고 싶은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자 다양한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다.
거리공연의 그간의 성패 여부에 대해서는 섣부른 평가를 유보하한다. 다만 시민들의 문화공감 확산 차원에서 소규모 동아리들의 활발한 공연 참가에 대해서는 일단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그럼에도 주말 거리공연 때 마다 시민들의 참가 열기는 썰렁하고 차 없는 거리 지정으로 인해 이 일대 교통 혼잡이 점차 심각해지고 있음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때 마침 서귀포시에는 비관료 출신의 젊은 시장이 취임하면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교육문화예술 사업에 대한 관광객 유치방안을 공직자들에게 숙제거리로 남겼다. 이번 기회에 서귀포시에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추구하려면 거리공연에도 과감한 해부작업이 이뤄졌으면 한다. 전직 시장의 도입한 사업에 대해 더 이상 머뭇거릴 게 아니라, 서귀포시가 진정한 문화예술의 메카로 도약하려는 차원에서 과감한 발상의 전환을 촉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