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제주교구, 25일 강정해안서 생명 평화 지키기 미사 거행

 

성탄절인 25일 강정 중덕 해안에서 열린 천주교 제주교구 성탄 미사. 

 

천주교제주교구 평화의섬 특별위원회는 25일 오후 3 해군기지 건설 예정지인 강정마을 중덕 해안에서 제주 생명.평화를 지키기 위한 성탄절 미사를 거행했다.

이날 성탄절 미사는 간간이 눈발이 내리는 차가운 날씨 속에도 강우일 (베드로) 주교의 집전으로 제주교구 사제단과 수도자, 평신도들이 참여한 가운데 1시간 여에 걸쳐 엄숙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지난 22일 임시총회에서 제주법원의  절대보전지역 변경처분과 관련 원고 부적격 처분에 반대하며 항소를 제기한 강정마을회 주민들도 함께 미사 진행상황을 지켜보았다.

참가자들은 각자 '평화의 섬 제주' 'NO  WAR' '자연을 죽이면 안돼요' '미안하다 친구인 자연아' 등의 문구가 적힌 노란색 플래카드를 내걸며 제주의 생명과 평화를 기원했다.

 

 

 

강정 마을 주민들도 곁에서 미사의 진행과정을 지켜봤다.

 

비록 살을 에이는 듯한 강추위가 온몸을 파고 들었지만, 참가자들은 중덕 해안의 울퉁불퉁한 바위 위에서 흐트러지 않은 자세로 찬송과 기도, 강연 등 미사 전 과정에 참여하며 천혜의 청정해안을 해군기지 건설로부터 지켜내기 위한 강정 주민들의 눈물겨운 투쟁에 공감하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강우일 주교는 미사에서 "여러분들이 서 있는 이 곳 강정 해안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답고 청정한 해안임에도 정부와 도, 도의회는 도대체 누구를 위한 군사기지 시설인지, 환경영향평가와 절대보전지역 해제 과정 등에서 편법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우일 주교의 미사 집전 모습.

 

 

 

강 주교는 이어 "주민을의 권익을 보호해야 할 법원마저도 외면하면서 강정 주민들은 아무 데도 의지할 곳 없이 짓밟히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주교는 "그나마 강정 주민들에게 유일한 희망이 있다면, 2000여년 전에 말 구유에서 초라한 보자기에 쌓인 채 태어나신 아기 예수의 탄생 사실이며, 아기 예수야말로 어떤 권위나 가식도 없이 강정 주민의 처지와 슬픔을 이해하실 분"이라고 피력했다.

 

 

특히 강 주교는 "인류 역사에 가장 어리석인 죄악은 바로 전쟁이며, 오늘날 전쟁이 한번 일어나면 전방.후방이나 남녀노소, 군인 민간인 할것 없이 오직 무차별 학살만 있을 뿐으로, "어떤 명분으로도 전쟁은 정당화돼서는 안될 것"이라며 더이상 인간의 탐욕에서 비롯된 자연환경과 생태계 파괴는 없어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동균 강정 마을회장의 인사말.

 

한편 미사의 마지막 순서에서 강동균 마을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정부와 제주도는 당초 주민동의 없는 해군기지 건설은 없을 것이라고 천명했음에도 세계자연유산 제주도의 최고 청정해안을 군사기지로 제공하고자 공권력을 앞세워 주민들을 우롱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동균 회장은 "주민들은 지난 3년 8개월동안 그야말로 피와 눈물 경운 투쟁을 벌이고 있음에도 최근 법원은 설촌이래 400여년간 생명 평화를 지켜내온 강정 주민에게 주민 자격이 없다는 판결을 내놓았다"면서 "앞으로 우리의 인권과 생존권을 사수하기 위해 끝까지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피력했다. 

 

범섬이 가까이서 펼쳐진 중덕 해안. 해안가 곳곳에 <해군기지 반대> 깃발이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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