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작가의 산책길, 문화관광 명소 꿈꾼다
<2> 경남 통영 음악가 윤이상 활용 지역마케팅 사례

 

서귀포시는 2011년부터 작가의 산책길 탐방이라는 문화예술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서귀포 태생이거나 체류하며 불후의 명작을 남긴 거장들의 관련시설을 탐방함으로써 작가의 예술혼을 새롭게 음미하며 탐방객들을 유치하려는 의도에서다. 이처럼 서귀포는 최근 예향의 도시를 지향하면서 문화예술 저명인사를 활용한 지역마케팅에 본격 나서고 있다. 하지만 아직 시작단계여서 해결해야 과제도 삭적하다. 이에 본지는 다섯 차례에 걸쳐 문화예술인을 활용한 지역마케팅의 국내외 선진 사례를 소개하고, 이를 토대로 작가의 산책길 탐방 프로그램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모색해본다.<편집자주>

 

통영의 사계절은 늘 음악과 함께한다. 세계적인 작곡가 고(故) 윤이상(1917~1995)의 고향인 통영을 무대로 국제음악제, 음악콩쿠르가 열리는 등 음악가 윤이상을 활용한 지역마케팅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윤이상은 통영이 배출한 세계적인 작곡가이다. 한국의 정서, 동양적 사상, 서양의 현대음악기법을 융화시켜 표현한 작곡가로 꼽혔으며, 살아생전에 현존하는 세계 5대 작곡가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그는 비운의 인물이기도 하다. 1967년 이른바 동백림 간첩단 사건에 연루되어 수감됐다가 동료 음악가들의 탄원 등으로 40여일 만에 풀려난 뒤 독일로 돌아간 후 그리워했던 고국 땅을 밟지 못한 채 1995년에 타계했다. 지난해 통영의 딸 문제가 쟁점이 되면서 타계한 윤이상의 이름이 다시 떠올랐다. 윤이상의 과거 행적과 예술적 업적을 둘러싼 견해에 따른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통영시를 비롯해 윤이상평화재단, 예술인 등은 윤이상을 기리기 위한 다양한 기념사업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 윤이상의 과거 행적과 예술적 업적은 분리해서 봐야한다는 입장에서다. 무엇보다도 음악가 윤이상이라는 인물은 지역마케팅을 하는데 있어 매력적인 문화콘텐츠이기 때문이다.
 
■ 대표 음악축제 통영국제음악제= 통영국제음악제(TIMF)가 그 대표적이다. 작곡가 윤이상을 기리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2002년부터 열리고 있는 음악축제이다. 2002년 재단법인 통영국제음악제가 설립된 이후 통영현대음악제에서 통영국제음악제로 명칭이 바뀌었다.

계절에 따라 봄시즌, 여름시즌, 가을시즌으로 나눠서 불러왔으나, 지난 2010년부터는 봄에는 통영국제음악, 여름에는 TIMF아카데미, 가을에는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로 명칭을 각각 변경해 열리고 있다. 현대음악에서 고전음악, 재즈 등 다양한 장르를 포괄하는 아시아의 대표 음악축제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의 경우는 윤이상의 음악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03년부터 개최, 전 세계의 재능있는 젊은 음악인을 발굴 육성하고 있다.

TIMF아카데미는 한국과 아시아의 재능있는 음악인재들을 선발해 다양한 커리큘럼을 수행하는 교육프로그램이다. 2005년 통영에서 윤이상의 10주기를 기념하기 위해 독일의 세계적인 현대음악 연주단체인 앙상블 모데른과 함께 시작, 지난 5년간 경남 통영, 태국 방콕, 프랑스 파리 등에서 다양한 부분의 아카데미를 개최하고 있다.

이와더불어 통영시는 도남동 충무관광호텔자리에 윤이상을 기념하는 국제규모의 통영국제음악당을 최근 준공했다. 지상 5층 건물이며 클래식 전문 공연장으로는 국내에서 네 번째 규모로, 1300석 규모의 콘서트홀과 300석 규모의 다목적 홀 등으로 구성됐다. 갈매기를 모티브로 한 외관으로 통영 앞바다를 배경으로 갈매기 두 마리가 하늘로 비상하는 독특한 모양을 띠고 있다. 정식개관은 오는 10월로 예정돼 있다.

■ 다양한 장르의 공연, 통영프린지페스티벌= 특히, 통영국제음악제의 프로그램 중 통영프린지페스티벌은 통영국제음악제를 축제의 장으로 이끄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통영프린지페스티벌은 영국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을 모델로, 밴드와 아카펠라, 국악, 크로스 오버 등 다채로운 장르의 공연을 만날수 있는 무대이다.

지난 2002년 프린지 페스티벌을 처음 개최, 통영을 비롯해 부산서부경남 일원의 아마추어 음악인 36개팀 약 200여명으로 시작해 지난 2011년에는 무려 158개팀이 참가했다. 통영국제음악제를 축제의 장으로 만든 통영프린지페스티벌의 성공요인으로 통영국제음악재단의 이용민 사무국장은 "돈주고 아티스트를 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아티스트들에게 별도의 개런티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그 대신 최고의 무대시설에서 공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통영 국제음악제는 윤이상을 기리는 음악제에서 보다 발전해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국내외 정상의 음악가들의 작품과 연주가 하나되는 음악축제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 음악 창의도시 지정 추진=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 통영시는 유네스의 음악 창의도시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창의도시로 지정되면 문화창의자산을 확보함을 물론 국제적인 명성을 얻을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통영시는 전했다. 현재 유네스코 창의도시로 지정된 도시는 서울시(디자인), 경기도 이천시(공예), 전북 전주(음식)를 포함해 영국의 에든버러, 이탈리아의 볼로냐 등 전 세계 19개국,34개 도시 등이다.

이밖에도 윤이상 생가가 있었던 도천동 일대에 윤이상 기념전시관을 비롯한 도천테마공원을 조성했다. 2층 규모의 전시관에는 윤 선생의 유족들이 기증한 유품과 윤 선생의 흉상 등이 전시됐다. 또, 도천동 해방교에서 해저터널에 이르는 789m의 거리를 윤이상거리로 조성했다.          

#본 기획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아 연재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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