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강하자 청소년문화의집 관장

강하자 관장
강하자 관장

강하자 서귀포시청소년문화의집 관장은 청소년 활동 지원 예산 전액 삭감 이후 아이들이 훌쩍 커버린 모습을 보면서 미안함과 대견함이 교차한다.

청소년들이 꿈과 끼를 발산하기 위한 예산을 어른들이 전액 삭감해 어쩌면 올해 청소년운영위원회 활동을 중단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이들에게 전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청소년들은 자신들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예산이 삭감됐다는 사실을 듣고 어른들이 삭감한 예산이 아닌, 자신들이 직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는 모습을 보여줬다.

강하자 관장은 "청소년들은 '지금 우리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고, 우리는 마냥 아기가 아니다'란 것을 보여 주고 싶었던 것 같다"며 "그걸 보여주기 위해 청소년들이 주도적으로 어른들이 만든 문제를 해결하려고 나섰고, 실제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강 관장은 "청소년 활동 알리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된 1일 카페를 찾은 사람들이 '어른이 참여하는 자문위원 등이 있었다면 예산을 전액 삭감하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라며 "그 말에 동의하지만, 어른은 되고, 아이들이 하면 안 되는 것이 현실이란 사실에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고 전했다.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활동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행사를 기획하고, 추진했지만 이 과정에서도 어른들의 역할이 필요했다.

후원금 모금 등은 법적인 제약이 있다보니, 강하자 관장 등 서귀포시청소년문화의집 관계자와 청소년 활동을 지원하는 지역 단체, 기관, 개인 등이 나서 가능한 방법을 찾아 아이들이 기획한 행사를 차질없이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왔다.

강하자 관장은 "행사를 진행하기 전에 후원금을 그냥 모금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보니, 법이 허용하는 방법을 찾아 진행했다"며 "이번 행사의 성과는 무엇보다 어른들이 1일 카페 현장을 찾아와서 청소년들의 활동을 보고, 청소년들의 생각을 들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실 어른들은 청소년이 우리 사회의 미래라고는 말하지만, 정작 청소년 이야기를 귀담아 들으려고는 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며 "예산 삭감이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나선 아이들이 어른들에게 자신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줬다"고 전했다.

사실 강하자 관장은 2024년 본예산에는 편성되지 않았지만, 올해 추가경정예산에는 청소년운영위원회 활동을 위한 예산이 반영될 것이란 기대감도 있었다. 그러나 청소년들은 예산이 한푼도 반영되지 않았다는사실에 섭섭함을 너머 분노를 표출하면서 문제 해결에 나섰다.

강 관장은 "사실 추가경정예산에는 청소년운영위원회 관련 예산을 편성해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예산 삭감 사실을 아이들에게 알렸을 때 아이들은 '이렇게 될 때까지 관장님은 뭐 하셨어요'라며 원망하더라"고 말했다.

강 관장은 "아이들은 분노하고, 원망만 한 것이 아니라 평정심을 찾고 스스로 모여 회의를 하면서 해결방법을 찾아갔다"며 "이번 일을 겪으면서 이 시대 청소년은 어른들이 이렇게 하라고 하면 그냥 이렇게 하는 수동적인 아이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뿌듯했지만, 어른으로서 반성도 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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