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운영위원회 맑은세상, 캠페인
1일 카페 통해 전액 삭감된 활동비 확보…어른 관심 이끌어

서귀포청소년문화의집 활동모습. 자료사진

서귀포시 청소년들이 어른들에 의해 중단될 위기에 처했던 청소년 활동의 기회를 되찾았다. 정부와 제주도가 청소년 활동을 지원하는 예산을 한 푼도 반영하지 않으면서 법에 근거한 청소년운영위원회를 운영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청소년들이 이 문제를 스스로 해결했기 때문이다. 서귀포신문은 예산 전액 삭감이란 사태를 청소년들이 직접 해결한 과정과 청소년들이 지역 사회에 전하는 목소리를 들었다.

▲청소년 활동을 알려라
서귀포시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운영위원회 맑은세상은 지난달 24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어서 와~1일 카페는 처음이지’를 주제로 청소년 활동 알리기 캠페인을 (사)서귀포YWCA 회관에서 마련했다.

청소년 활동 알리기 캠페인은 청소년들이 직접 만든 음료를 판매하는 ‘1일 카페’와 동아리 공연, 청소년들의 활동사진 및 작품 전시 등으로 진행됐다.

또한 ‘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운영위원회와 동아리 활동 등에 대해 알고 있나요’를 주제로 청소년 활동 인식 조사도 실시했다.

지난달 열렸던 청소년 활동 알리기 캠페인은 서귀포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운영위원회 등이 기획하고, 진행한 행사다.

하지만 다른 청소년 행사와 달리 이번 캠페인은 어른들에게 청소년의 참모습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행사는 청소년문화의집과 청소년 지도사 등이 예산을 마련하고, 행사 기획과 진행의 기회를 제공해 청소년들이 참여하는 형태의 기존 행사가 아니다.

청소년들이 올해는 예산 삭감으로 청소년운영위원회를 운영할 수 없다는 사실을 듣고, 직접 자신들의 활동 비용을 마련하고, 청소년의 생각과 활동을 알려 어른들이 좀 더 청소년에게 관심을 둘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준비한 것이다.

▲불의에 분노하고, 맞선 아이들
서귀포시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운영위원회는 올해 운영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는 소식을 듣고 분노했다. 어른들이 청소년이 활동하지 못하게 한다는 생각이 컸기 때문이었다.

서귀포시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운영위원회는 예산 삭감으로 인한 활동 중단 위기를 스스로 극복하기 위한 행동에 들어갔다.

청소년운영위원회는 어른들을 원망하기보다는 청소년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어른들에게 자신들의 생각과 활동하는 것을 알려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청소년들은 비상 회의, 도시락 회의 등을 여러 번 거치며 청소년 활동을 알리는 방법으로 1일 카페를 계획했다.

1일 카페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다시 청소년들은 머리를 맞대고 행사를 기획했다.

1일 카페 행사를 구상하던 중 청소년들은 단순히 ‘음료 교환권’만 판매해 어른들에게 도와달라고만 하기보다는 자신들의 활동을 알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청소년 활동 알리기 캠페인으로 확대했다.

1일 카페는 청소년 활동 알리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하고, 1일 카페를 활용해 청소년동아리 공연, 작품 전시, 청소년 활동 사진 전시, 바자회, 체험활동, 청소년 활동 인식 조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수많은 어른이 청소년 활동 알리기 캠페인이 열린 1일 카페를 찾았다.

이번 행사를 통해 청소년들은 어른들이 전액 삭감한 서귀포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운영위원회 활동비는 물론 청소년 어울림마당 행사비 가운데 자부담 금액을 모금했다.

무엇보다 ‘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운영위원회와 동아리 활동에 대해 알고 있나요?’를 물은 결과 65.9%가 ‘예’, 34.1%가 ‘아니요’라고 응답했다. 행사 이전에 조사했던 ‘예’ 46.1%, ‘아니요’ 53.9%보다 청소년운영위원회와 동아리 활동에 대해 알고 있다는 응답이 19.8%포인트 증가했다.

▲우리 문제는 스스로 푼다
현행 청소년진흥법에 따르면 청소년수련관, 청소년문화의 집 등 청소년수련시설은 청소년 활동을 활성화하고, 청소년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청소년으로 구성된 청소년운영위원회를 운영해야 한다.

청소년수련시설 대표자는 청소년운영위원회가 제시하는 의견 등을 수련 시설 운영에 반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청소년이 청소년 입장에서 청소년수련시설이 운영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강제 조항이다.

서귀포시에 따르면 서귀포 지역 청소년수련시설은 청소년수련관 2개, 청소년 문화의 집 11개 등 모두 13개다. 이 가운데 민간에 위탁한 시설은 청소년 문화의 집 1개다.

지난해 서귀포시 청소년운영위원회 관련 예산은 서귀포 지역 청소년 시설 1곳당 평균 180만원 가량인 총 2400만원이었다.

그러나 서귀포시 올해 청소년운영위원회 관련 예산을 편성하지 않으면서 법정 단체인 청소년운영위원회 활동이 중단될 위기에 직면했지만 청소년이 직접 문제를 해결하고, 자신들의 활동 비용을 마련한 것이다.

청소년 활동 알리기 캠페인을 직접 기획하고 진행한 서귀포시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운영위원회는 행사 이후 열린 자체 평가 회의에서 “우리가 기획한 대로 진행할 수 있어서 좋았다” “많은 사람에게 우리가 한 활동을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돼서 좋았다” “카페를 운영하면서 팀원 간의 협력과 팀워크를 향상시키는 좋은 기회로 느껴졌다” “활동만 하는 것이 아니라 청소년운영위원회 친구들과 함께 다양한 대화를 통해 서로를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 된 거 같아서 재미있는 시간이 된 거 같다” 등의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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