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운동장 교체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민선 교육감이 바뀌면서 학생들의 안전· 건강을 고려해 인조잔디 대신 천연잔디나 마사토 운동장으로 전환하도록 교육방침을 정한데 따른 것이다. 이에 일부 학교에서는 학부모 설문조사 등을 토대로 인조잔디 계속 사용을 요구하면서 마찰 조짐이 엿보이고 있다.
 서귀포시의 대표적 과대학교인 서귀북교가 잔디교체 논란의 한복판에 들어섰다. 서귀북교는 이미 인조잔디를 사용하다, 지난해 유해성 물질 검출로 인해 지난 3월부터 3개월 간 운동장 사용이 통제됐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교육당국이 권장하는 천연잔디나 마사토 대신 인조잔디를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다. 학부모 대상의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0% 이상이 압도적으로 인조잔디를 선호하고 있다.

 무엇보다 학부모들은 천연잔디로 바꾼다면 잔디보호를 이유로 운동장을 쓰지 못하는 날이 많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전체 학생수 1183명을 거느리면서도 다목적체육관 하나 없는 과대학교에서 천연잔디 운동장을 쓰다 보면 잔디 훼손을 불 보듯 훤할 터. 한창 뛰놀아야 할 자녀들이 잔디보호를 이유로 학습권이 제한된다는 것을 지켜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교육당국은 석연치 않은 구실을 들어, 인조잔디 불허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서귀북교의 경우 전체 학생수 1400명에 미달한 데다, 축구부가 없어 인조잔디 교체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학생들의 안전· 건강을 우선시하는 것은 학부모들 또한 마찬가지이지만, 교육감의 공약인 점을 들어 지역 여론은 무시한 채 밀어붙이기식 행정을 행정을 펼치는 느낌이다.

 교육당국은 인조잔디 불허 방침에만 고수할 게 아니라, 학부모들의 불안을 없애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만일 서귀북교에 천연잔디가 조성된 이후 1년 중 4개월 이상 잔디보호를 이유로 운동장 사용을 통제한다면 그 피해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 과연 도교육청이 ‘백년대계’ 차원에서 천연잔디를 고수하는 것인지, 학부모들의 의혹과 불안은 더욱 증폭될 뿐이다. 학부모들이 수긍할 수 있는 해법과 대책이 서둘러 나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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