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농협 노조 1일 오전 10시부터 파업집회, 2일까지 이틀간 파업

단체협약 해지 통보를 깨는 퍼포먼스(사진=장태욱 기자)
단체협약 해지 통보를 깨는 퍼포먼스(사진=장태욱 기자)

제주감귤농협(조합장 송창구)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이 1일, 파업에 돌입했다. 조합원들은 감귤농협 본소 앞에 모여 파업집회를 열고, 사측에 12개 조합 노사가 참여하는 공동교섭 동참할 것과 단체협약 해지 통보를 철회할 것 등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 감귤조합지회(지회장 오성권)가 1일 오전 10시, 서귀포시 강정동에 소재한 감귤농협 본소 앞에 모여 파업집회를 열었다. 감귤조합지회에 속한 조합원 100여 명이 참여해 사용자 측의 탄압에 맞서 안전한 일터를 지키고 노동조합을 사수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 민경신 위원장과 전국상호금융노조연맹위원회 이재진 위원장, 민주노총 제주본부 임기환 본부장 등 노동계 인사들이 참석해 연대의 뜻을 보였다.

민경신 위원장은 연대사에서 “협동조합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권익과 지위가 보장돼야 노동자가 농민과 농촌을 위해 한 알 밀알이 되어 일할 수 있다”라며 “민주노총이 함께하고 있으니 투쟁으로 돌파하자”라고 말했다. 그리고 “지역농협 조합장들이 감언이설로 선거에 당선되면 하는 게 뭔가?”라며 “카드, 공제 판매해서 수수료는 농협중앙회가 다 챙겨 가는데 이런 거 달라는 얘기 한 마디 못하면서 노동자만 탄압한다. 중앙에 종속된 하수인들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재진 위원장은 화물연대 파업에 대해 입을 연 후, 지금 윤석열 정부와 송창구 조합장이 하는 행태가 같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단체협약은 노동자에게 헌법과 같은 것”이라고 언급한 후,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게 노조의 기본활동이고 이걸 부정하는 건 노조를 짓밟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협동조합노조 감귤조합지회가 1일 파업집회를 열었다.(사진=장태욱 기자)
협동조합노조 감귤조합지회가 1일 파업집회를 열었다.(사진=장태욱 기자)

임기환 본부장은 “공동협약 체결과 단체협약 해지 철회는 노조의 당연한 요구이고 농민회도 이를 인정했다”라며, 노동조합 지도부를 믿고 함께 투쟁하자고 말했다.

감귤조합지회 김용환 정책기획차장이 조합원을 대표해 투쟁결의문을 낭독했다. 조합원들은 13여 년 전 감협 노사가 체결한 단체협약은 감귤농협 노사가 교섭을 통한 대화와 투쟁을 통해 만든 우리의 역사라고 밝힌 후, 단체협약을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해지하는 것은 사용자가 노동자의 권리를 짓밟고 노조를 해체하려는 그 자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감귤노동자는 노조의 이름으로 단결해 사용자의 노조탄압에 맞서 단체협약을 지켜내고 노동 기본권을 사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집회 끝에 ‘단체협약 해지통보’라고 적힌 피켓과 종이를 뜯고 찢는 퍼포먼스를 펼쳐, 해지통보를 무효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집회가 끝난 후에는 감귤농협을 출발해 강창학경기장 일대를 돌아오는 가두행진을 펼쳤다.

노동자들은 사측에 공동교섭에 참여할 것과 단체협약 해지 통보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사진=장태욱 기자)
노동자들은 사측에 공동교섭에 참여할 것과 단체협약 해지 통보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사진=장태욱 기자)

한편, 노동자들이 집회하는 동안 감귤농협 이사와 감사들이 단체로 현장에 나타나 집회를 지켜보기도 했다.

이재진 위원장은 이에 대해 조합장을 견제해야 할 이사와 감사들이 조합장의 들러리를 선다고 지적했고, 오성권 지회장은 “이사와 감사가 단체행동에 나섰다”라며 이들이 단체행동으로 우리 파업이 축제가 됐다고 말했다.

감귤지회 노동자들은 2일까지 이틀간 총파업을 벌인다. 그런데 일부 조합원은 1일 근무에 참여한 것으로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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