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제주형 통합돌봄
혼자 식사 해결 등 어려운
장기요양 등급외 판정 노인
식사지원 서비스 우선 연계
가사서비스 지원 통해 도움

A씨(88)는 어릴 적 부모를 여의고 생계에 뛰어들었다. 일제 강점기에 태어난 A씨가 10대가 됐을 때 6·25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모두가 어려운 시절이었다. A씨는 살기 위해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닥치는 대로 했다. “사지육신이 멀쩡한데 굶어서야 되겠느냐”는 생각으로 말 그대로 먹고 살기 위해 발버둥을 쳤다.

그러던 중 홀로 제주까지 내려와 정착한 A씨는 제주에서도 밤낮없이 남의 집 밭일과 허드렛일을 도우며 근근이 생계를 유지했다. 부모를 일찍 여의었던 A씨는 단란한 가정을 꿈꿨지만, 이마저도 A씨에게는 허락되지 않았다. 이른 나이에 자녀를 먼저 저세상으로 떠나보냈고, 다른 자녀는 이혼이란 아픔을 겪으면서 힘든 생활을 보냈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어 가족의 돌봄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A씨는 자녀에게 기댈 수도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자신도 어려운 생활을 했던 터라 자식에게만큼은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부모의 마음도 컸다.

나이가 들면서 남의 집 허드렛일이나, 밭일을 나가기가 점점 어려워지자, A씨는 돌봄을 받기 위해 장기 요양을 신청했다. 하지만 A씨는 장기 요양등급외 B 판정을 받으면서 제도권 도움도 받을 수  없게 됐다. 홀로 지내면서 가끔 먹을 것을 가져다주는 주변 이웃의 도움이 고맙지만, A씨는 이웃에게 받기만 하는 것도 사실 부담이었다. 받을 때마다 연신 “고맙다”고 말하면서도 마음 한쪽에서 올라오는 서러움은 A씨가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A씨가 거주하는 읍사무소에서 일하던 담당자가 A씨의 사연을 듣고, A씨를 찾아갔다. 담당자가 A씨 집을 찾아가 보니 부엌에는 컵라면 박스만 가득했다. 음식을 만들었던 흔적조차 없는 등 언제 제대로 된 밥을 해 먹었는지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것도 쉽지 않았다. 입맛이 없어 굶는 경우가 많았다. 당뇨와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A씨는 제대로 된 영양소를 섭취하지 못하다 보니 건강이 악화해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기도 했다.

읍사무소 담당자는 A씨의 상황 등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A씨에게 제주가치 통합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안내했다. A씨는 제주가치 통합돌봄으로 가사서비스를 통해 식사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A씨는 도시락, 죽, 반찬 가운데 원하는 것을 선택해 받을 수 있게 됐다.

자녀가 있어도 현실적으로 자녀의 돌봄을 받기 어렵고, 장기 요양 서비스도 받을 수 없어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던 A씨는 제주가치 통합돌봄 서비스를 통해 식사 문제를 해결하게 됐다.

제주가치 통합돌봄 서비스는 질병·사고·장애 등으로 혼자 일상생활 수행이 어렵지만, 돌봐줄 가족이 없거나, 기존 돌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도민 등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제주가치 통합돌봄 서비스 지원 기준은 ‘틈새돌봄’은 기준중위소득 85% 이하, ‘긴급돌봄’은 기준중위소득 150% 이하 소득자의 경우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기준 중위소득을 초과하는 경우 본인 부담으로 이용할 수 있다.

서비스가 필요한 경우 주소지 읍면동을 방문해서 신청하면 된다. 통합돌봄 상담 전화(1577-9110)로 서비스 상담도 가능하다. 
<이 기사는 제주특별자치도와 공동으로 기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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