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연합 “난개발 명백한 사업, 도의회가 현명하게 대처해야”

신해원이 송악산에 뉴오션타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사업 예정지. 제주도 환경영양평가 심의위원회가 25일, 신해원이 제출한 안에 대해 동의하기로 결정했다.

제주도 환경영향평가심의위원회가 지난 25일 송악산 난개발 논란으로 오랫동안 도민사회의 논란과 갈등을 만들어온 뉴오션타운 개발사업을 통과시켰다. 오버투어리즘과 경관훼손, 환경파괴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이제 공은 제주도의회로 넘어갔다.

중국 칭다오에 본사를 둔 신해원 유한회사가 지난 2014년에 송악산 일대에 ‘뉴오션타운 조성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신해원은 이미 송악산 오름분화구 인근까지 엄청난 양의 사유지를 사들이고 자신들이 소유한 부지 19만1950㎡(시설면적 14만2930㎡)에 5500억원을 투입해 652실 규모의 관광·일반호텔과 휴양콘도미니엄 205세대, 상가·전시관 등을 갖춘 ‘뉴오션타운’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사업은 지난 2014년 9월까지 경관심의위에서 4차례 보류됐으나, 지난 2016년 9월에 건축고도를 28m로 낮춰 가까스로 심의를 통과했다. 그런데 예래동 주민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대법원이 지난 2015년에 주민들 손을 들어주면서 유원지개발사업 전반이 좌초 위기에 놓였다. 원희룡 지사가 경관과 지질 등을 문제 삼아 송악산유원지 사업 재검토를 시사하면서 사업은 중지되는 듯 했다.

그 와중에 제주특별법과 도 조례에 제주형 유원지 개발사업이 새롭게 정의됐다. 그러자 사업자는 2017년에 사업규모를 대폭 축소해 사업을 재추진했다. 사업비를 3219억원으로 줄여 호텔 2개동(545실)과 휴양특수시설(문화센터, 캠핑시설, 조각공원 등), 편익시설(로컬푸드점, 상업시설)을 갖추겠다는 것. 숙박시설은 특별법과 조례가 정한 범위대로 전체 사업부지 면적의 30% 이내로 맞춰 2017년 5월에 환경영향평가 심의를 요청했다. 그리고 지난해 8월까지 총 4차례 환경영향평가 심의가 진행됐다.

심의과정에서 호텔이 인근 송악산 진지동굴이나 주변 오름 군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이 가장 쟁점으로 제기돼 번번이 심의 문턱을 못 넘었다. 사업자는 애초 8층에서 7층, 6층으로 고도를 낮춰 심의를 요청했고, 심의위원들은 지난해 열린 4번째 심의까지 4층으로 낮출 것을 요구했다.

그런데 지난 25일 열린 5번째 심의에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사업자는 기존 6층 안을 유지하는 대신에 부속동을 4층에서 2층으로 낮추는 안을 제시했고, 위원들 대다수가 승인하자는 입장을 취했다.

그동안 심의위원들은 △송악산 사면 건축물이 불러올 경관 원형의 훼손 △등록문화재인 동알오름과 섯알오름의 가치 훼손 △재심의에서 의결된 건물 높이(8층→4층) 미반영 등을 문제로 제시하며 반대 입장을 고수했지만 5번째 심의에서는 무슨 이유에선지 그간의 입장이 흐트러졌다.

이제 공은 제주도의회로 넘어갔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심의와 본회의 의결을 통과하면 사업자는 개발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제주환경운동연합은 29일에 논평을 내고 뉴오션타운 개발사업은 송악산 일대의 심각한 경관훼손과 주변 오름군락의 훼손, 진지동굴을 포함한 일제시대 군사유적지의 훼손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고 가동률 94%를 넘어서면서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대정하수처리장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번 개발사업은 원희룡 지사가 사업에 대한 우려를 드러낼 만큼 난개발로 인한 악영향이 명백한 사업임에도 호텔 층수를 8층에서 6층으로 낮췄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환경영향평가를 넘어섰다는 점은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그리고 “도민의 민의를 대변하는 제주도의회가 도민의 고통과 절망을 분명히 이해하고 제대로 된 선택을 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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