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 25일 ‘송악산 선언’ 발표
원희룡 지사가 25일 오전 11시 서귀포시 송악산에서 청정 제주를 지키기 위한 ‘청정제주 송악선언’(다음세대를 위한 제주의 약속) 기자회견을 열고 “아직 남아있는 난개발 우려에 오늘로 마침표를 찍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반대단체들은 진심이라면 유원지 지정을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원희룡 지사는 “제주의 자연은 모든 국민이 누릴 권리가 있는 대한민국의 소중한 자산으로, 청정과 공존은 제주도민이 선택한 양보할 수 없는 헌법적 가치”라고 역설하며 “난개발 문제를 처리하는데 있어 청정과 공존의 원칙을 적용해 적법절차로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자연 경관을 해치는 개발은 엄격히 금지해 경관의 사유화를 방지하고, 대규모 투자에 대해서는 자본의 신뢰도와 사업내용의 충실성을 엄격히 심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의 자연은 지금 세대만의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도 깨끗하고 안전하게 공존해야 한다”면서 “제주도민과 국민뿐 아니라 다음 세대의 권리를 위해 청정제주의 아름다움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제주는 환경보전을 강화하기 위한 실질적 수단으로 환경보전기여금 제도 도입을 본격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원희룡 지사는 기자회견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오늘은 제주도의 원칙을 선언한 것이고 이와 관련해 도민들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기 위한 구체적인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며 “최종적인 적법절차에 따라서 오늘 선언 이후의 상응하는 조치를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원희룡 지사가 송악산 선언을 발표하자 송악산 개발 반대대책위원회와 ‘송악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하 반대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혔다.
반대단체들은 원희룡 발언이 송악산 개발의 종지부를 찍고 제주의 미래가 되기 위해서는 유원지 지정을 해제하고 송악산 일대를 공유지화한 후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대단체들은 “지금까지 반대대책취가 꾸준히 도지사와의 면담을 요청했지만 단 한 차례도 원희룡 도지사는 진심으로 응하지 않았다”라며 “진심으로 송악산 개발을 막기를 원한다면 지금까지 일방적으로 추진된 개발사업들로 상처받고 갈라진 지역주민들에게 진심이 담긴 사과를 먼저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제주도 전역에서 열거하기도 힘든 많은 지역에서 주민들은 갈등하고 반목하고 신음하고 있다며 도민의 목소리를 득도 제주의 신음소리에 진심으로 기울이라고 촉구했다.
송악산 일대는 지난 1994년에 처음으로 관광지구(유원지구)로 지정됐다. 1995년 11월에 (주)대명레저가 사업시행 예정자로 지정됐다가 토지매입이 여의치 않아 사업시행 예정자 지정이 추소됐다. 이후 남제주리조트개발(주)이 개발사업 추진의지를 밝혔지만, 사기행각이 드러나 대표가 구속되고 사업은 시작도 못했다.
이후 중국 칭다오에 본사를 둔 신해원 유한회사가 지난 2014년에 ‘뉴오션타운 조성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다시 긴장이 고조됐다.
송악산 뉴오션타운 개발사업’ 환경영향평가는 네 차례나 재심의 결정이 내려졌다. 뉴오션타운이 경관을 사유화한다는 문제제기와 함께 건물의 고도가 쟁점으로 부상했다. 사업자는 6층 건물을 고수했고, 심의위원들은 4번째 심의까지 건물을 4층으로 낮출 것을 요구했다. 그런데 2019년 1월 다섯 번째 심의에서 6층을 유지하는 대신 부속층을 4층에서 2층으로 낮추는 안이 조건부 동의로 심의를 통과했다.
이에 제주도의회가 관련 회의록 등을 요청했지만, 제주자치도는 회의록을 제출하지 않았다. 그러자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가 지난 4월 28일, ‘‘뉴오션타운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서 협의내용 동의안’에 대해 ‘부동의’ 결정을 내림으로써 송악산 개발에 제동이 걸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