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을생 서귀포시장이 지난 23일부터 30일까지 17개 읍면동을 찾아가 초도순시를 겸해 시민과의 협력을 위한 토론회를 주재했다. 현을생 시장은 이번 순시에서 시민들의 다양한 건의를 수렴하고 주요 사업장을 방문하면서 40년 전에 떠난 고향 서귀포시의 현실을 새롭게 체험했다. 아울러 민선 6기 도정의 정책방향을 시민들에게 알리면서, 시장 부임 이후의 시정 밑그림을 준비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

현을생 시장의 이번 읍면동 방문은 지난 민선 4기와 5기, 여느 행정시장의 방문과는 다소 성격을 달리 했다. 무엇보다 임기 2년이 보장된 첫 행정시장으로서 민선시장에 버금가는 책임과 권한을 갖고 당당히 시민과의 대화에 나설 수 있었다. 또한 제주 최초의 여성 시장의 첫 행보에 쏠린 도민과 공직사회의 기대와 관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터이다.

현 시장은 이번 방문에서 지난 8년 간 ‘제왕적 도지사’ 체제를 거치면서 시민들이 겪어온 정치적 소외와 행정에 대한 불신을 깊이 헤아렸을 것이다. 도지사의 한 마디에 따라 행정시장이 수시로 바뀌면서 행정의 연속성은 끊어지고, 시민들의 행정에 대한 관심은 땅에 떨어졌다. 공직사회의 고질적인 책임 떠넘기기에도 시민들은 공직 문턱을 밟기가 여전히 낯설었다.

이러한 흐름을 사전에 간파했는지, 현 시장은 시민들과 대화에서 종전의 시장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시민들의 다양한 건의사항에 대해 될 것, 안될 것을 분명히 구분하고 임기 내에 마무리하겠다고 천명했다. 서귀포시 발전의 핵심요소로 1차 산업과 문화예술 발전을 내세우며, 공직사회에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이끌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 시장의 당당한 정책방향 제시에 시민들은 일단 우려보다는 기대의 시각으로 향후 행보를 지켜보고 있다. 비록 행정에 대한 불신의 골은 여전하지만, 도지사가 아닌 시민의 편에 서는 시장이 될 수 있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이번 초도 순시를 계기로 현 시장은 시민들의 민심과 지역사회의 현안이 무엇인지 어느 정도 갈피를 잡았으리라 생각된다. 현 시장은 역대 어느 시장에 비해 시민들의 기대와 관심이 높은 점을 감안해 공직사회의 모든 경험을 지역사회 발전에 쏟아부어, 시민들에 멋진 작품을 선사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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