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에 비해 이른 시기인 9월 초순에 추석 명절이 다가왔다. 서귀포시 지역에는 지난 한 달간 유례없는 비 날씨가 이어지면서 추석 분위기가 아직 무르익지 않고 있다. 국지성 폭우 등으로 농작물 피해가 도처에 발생하면서 농가에선 피해복구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최근 폐장한 5군데 해수욕장에는 비 날씨 여파로 해수욕 인파가 급감하는 바람에 한 철 장사를 노리던 지역 상가에선 울상을 짓고 있다.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에서도 추석을 앞둬 사회 곳곳에서 희망의 싹이 움틀 기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원희룡 지사와 강정마을 대표들이 해군기지 문제해결과 강정마을 발전방안 등을 놓고 대화의 장이 마련됐다. 원 지사와 강정마을 주민들의 이번 만남은 민선6기 도정 출범 이후 처음 마련된 대화의 장이란 점에서 향후 강정마을 문제해결에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공무원들의 청렴 결의도 예사롭지 않다. 공무원들의 청렴과 자정 결의대회는 명절 때마다 연례행사로 치러졌으나 구호에 그치기 일쑤였다. 이번 추석을 앞둬 관행처럼 되풀이되던 제주 돌리기와 선물 주고받기가 더 이상 발을 붙여선 안 될 것이다. 이번 추석연휴 기간에 서귀포시 노사가 손잡고 음지에서 일하는 동료들에게 도시락 배달을 추진하는 것은 모처럼 훈훈함을 선사한다.

 이번 추석명절에는 여유를 갖고 우리 주변의 이웃들을 살펴봤으면 한다. 서귀포시에는 최근 관광과 지역경제가 활기를 띠고 있고 고용률이 전국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지만,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이웃들이 여전히 많다. 자원봉사활동을 통한 나눔 문화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지만, 소외계층에게는 실질적 지원이 미흡한 편이다. 시민 모두가 한가위 보름달을 바라보면서 넉넉한 인심을 함께 나누는 추석명절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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