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의 대표축제 칠십리축제가 ‘동네축제’에 머물러 아쉬움을 주고 있다. 올해로 20주년 성년을 맞았지만, 국내의 대표관광지 서귀포시를 찾는 관광객과 시민들의 기대를 채워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 9~11일 진행된 올해 축제에는 첫날 거리퍼레이드를 제외하고 축제장을 찾는 시민과 관광객 발길이 드물어, 그야말로 텅 빈 축제가 되고 말았다.

 칠십리축제는 3년 전 정부가 지정하는 유망축제에 처음 선정되면서 한 때 국내 대표축제를 꿈꾸기도 했다. 하지만 축제의 성격이 모호한 데다 국내의 여타 축제에 비해 차별성을 부각시키지 못하면서 제자리걸음만 밟고 있다. 그동안 축제를 주관하는 민간단체가 수시로 바뀌면서 축제 노하우 축적과 전문가 양성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민과 관의 역할구분이 애매한 것도 축제 준비과정에 혼선을 끼치고 있다.

  칠십리축제는 3년 전, 천지연광장에서 칠십리시공원으로 장소를 옮기며 변혁을 시도한 바 있다. 주민자치박람회와 평생학습축제를 함께 개최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거두며 한 때 축제장에 인파가 넘쳐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올해부터 주민자치박람회 등이 분리 개최되면서 여러 면에서 취약점이 드러나고 있다. 열흘 정도 앞서 개최된 주민자박람회가 호평을 얻은 것과는 대조를 이루고 있다.

  금산 인삼축제나 함평 나비축제, 화천 산천어축제, 남강 유등축제 등은 전국적 명성을 얻은 대표축제로 많은 관광객들을 유치하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서귀포시와 비슷한 규모의 중소 도시에서 매년 정례 개최되고 있는 이들 축제는 뚜렷한 주제와 지역성을 내세워 축제 참가자들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서귀포시가 20년 째 ‘동네축제’를 되풀이하는 것은 국내 제일의 관광도시로서 시민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만들 뿐이다. 축제장에 참가자들이 없다면 죽은 축제에 다름없다. 이번 기회에 칠십리축제를 국내의 대표축제로 만들기 위한 대수술이 필요하다. 최근 서귀포시에 둥지를 튼 문화에술인과 전문가들을 적극 참여시켜, 축제발전을 위한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