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공직사회가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제주지역 최초로 여성 시장이 취임하면서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는 노력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취임 100일을 갓 넘긴 현을생 시장은 1차 산업발전과 마을만들기, 공직사회 개혁을 3대 역점과제로 설정했다. 이를 토대로 1차산업과 마을만들기 분야에 민관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팀이 본격 운영되고 있다. 공직사회 혁신을 위해서는 중·하위직 공무원 중심의 스터디그룹으로 액션러닝팀이 재차 가동되고 있다.

 최근 서귀포시 간부공무원들은 새로운 방식의 정책토론회에 참여하면서 다소 낯선 분위기를 체험했다. 상관의 지시사항을 그대로 받아쓰던 회의방식에서 벗어나, 모든 참가자들이 회의의 주체로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주고받는 이른바 ‘브레인스토밍’ 방식이다. 원래는 이러한 방식을 처음 접한 중·하위직 공무원들로부터 호응을 얻게 되면서, 공직사회 전체 혁신을 위해 간부공무원에까지 확산됐다. 이번 정책토론회를 계기로 공직사회 회의문화에 새로운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공직사회의 개혁 노력은 민선 5기 도정이 출범하던 4년 전에도 활발히 펼쳐졌다. 당시 비관료 출신의 40대 젊은 시장은 공직사회를 개혁대상이 아닌 개혁주체로 삼기 위해 나름대로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토론문화를 활성화하고 결재시간을 단축하며 불합리한 관행 타파에 나섰다. 중·하위직 중심의 연구모임 ‘액션러닝팀’이 만들어진 것도 그 시기였다.

 하지만 이후 시장이 바뀌면서 공직사회는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갔다. 지난 4년 동안 무려 4명이 시장직을 수행하면서 정책의 연속성이 사라지고 시민들에 혼선만 부추겼다. 시장이 바뀔 때마다 주요 시책이 바뀌는 바람에 공무원들을 새로운 일을 찾기보다, 상관의 눈치를 보는 데에만 급급했다. 때문에 최근 현을생 시장이 주도하는 공직사회 개혁에 대해 일부 시민과 공무원들은 여전히 회의적 시각을 거두지 않고 있다.

 과거의 사례를 보더라도, 공직사회 개혁이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아래로부터의 개혁’이 단단히 뿌리를 내려야 한다. 시민들에 보여주기 식 행정이 아닌, 공무원들의 자발적 의지가 뒷받침돼야 함은 물론이다. 행정시 최초로 2년 임기가 보장된 현을생 시장은 시민들에 예전처럼 실망을 끼치지 않도록 공직사회 개혁에 가시적 성과를 보여주길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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