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신문이 창간 19주년을 맞았다. 서귀포신문은 서귀포시의 유일한 언론으로, 20년 가까이 시민들과 호흡을 함께 해 왔다. 제주도에서 지방자치시대가 궤도에 오를 무렵, 풀뿌리 지방언론의 역할을 수행하고자 540여명 시민들이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신문을 창간했다. 제주지역 일간지와 중앙 방송사와 달리 제주시 위주의 소식에서 벗어나, 서귀포시 중심의 소식으로 지면을 도배하고자 나름대로 노력해 왔다. 산남·산북 간 갈수록 지역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여건에서도 시민들의 알권리 충족과 지역 균형발전에 소홀하지 않도록 스스로를 채찍질해 왔다.

 그간의 역정을 돌이켜볼 때 처음에 내걸었던 창간 취지를 이어나가고 있는지 자문한다면, 다소 부끄럽기 짝이 없다. 풀뿌리 자치를 지켜내려 발버둥 쳤지만, 인구수에 떠밀려 시민들 의사에 관계없이 자치권을 잃고 말았다. 교육과 문화, 의료시설 등 사회전반이 제주시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음에도 시대 흐름을 되돌리기엔 여러모로 역부족이었다. 언론의 내부환경도 만만치 않아, 신문방송은 물론 인터넷언론의 난립으로 지금까지 자구책 마련에 급급하고 있다. 덩달아 신문사 직원들의 이직현상도 두드러지면서, 제주지역 언론인 양성소라는 말까지 들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귀포신문은 인구 16만의 서귀포시에서 유일의 언론으로 버텨왔다는 것을 나름대로 자부심으로 간직하고 있다. 장기간의 경제침체로 시민들이 훌훌 제주시로 떠나고, 직원 충원은 갈수록 힘들어도 서귀포시를 19년 동안 꿋꿋이 지켜온 것을 사명으로 삼고 있다. 시대흐름은 돌고 돌아, 최근 서귀포는 힐링과 치유의 명소로 각광을 받으면서 전국에서 귀농귀촌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대규모 개발에 따른 환경파괴는 점차 사라지고, ‘느림의 미학’과 경관보전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서귀포시는 최근 관광객 증가와 1차산업 위기 등으로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이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시민들에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건전한 여론을 형성해야 할 지역신문의 역할은 실로 막중하다. 시민의 손으로 만든 신문이 시민의 자존심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그간의 발자취를 되돌아보며, 언론의 사명을 다하고자 신발 끈을 더욱 조여매려 한다. 시민들의 가차 없는 채찍과 성원이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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