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귀포시에서 ‘제2의 인생’을 펼치려는 귀농귀촌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다.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던 도시민들이 새로운 삶의 가치를 찾아 최남단 서귀포시를 정착지로 선택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귀농귀촌 인구의 유입으로 지역주민들이 서서히 변화와 개방에 긍정적으로 대처해 나가는 계기가 되고 있다. 하지만 풍습과 문화 등의 차이로 인해 주민과 귀농귀촌인들 간에 이질감이 형성되면서 또 다른 사회갈등 요인이 되고 있기도 하다.

 이런 시점에서 영천동 주민센터와 주민자치위원회가 최근 지역출신 수도권 인사들과 손잡고 ‘영천아카데미’ 강좌를 개설해 눈길을 끌고 있다. 출향인사가 지역주민의 자치역량과 건강증진 등을 위해 재능기부를 통해 강사에 나서면서 훈훈한 고향사랑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6일 열린 첫 건강 강좌에는 주민 100여명이 마을회관이 가득 메워, 주민들의 높은 호응을 이끌었다. 출향인사 초청 강좌는 분기별로 개최되면서 수도권과 고향을 잇는 가교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이보다 앞서 수도권에 거주하는 대정읍 출신 각계 인사들은 2009년에 대정포럼을 창립한 이후 꾸준히 고향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보와 인재부족 등으로 고향이 갈수록 뒤처지는 모습을 지켜볼 수 없어 서울과 고향을 오가며 고향발전 방안을 함께 모색하고 있다. 6년에 걸친 꾸준한 포럼 활동으로 출향 인사와 지역주민들 간의 거리가 한층 좁혀졌음은 물론이다.

 그동안 출향 인사와 지역주민들 간 교류는 특정 행사나 체육대회 참가 등의 일회성 모임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모처럼 만나 서로 반갑게 인사하고 먹고 마실 뿐, 고향 발전을 위한 진지한 토의는 거의 없었다. 사회적 기반을 다진 출향인사와 지역 단체장 간의 회동 성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육지와 고향을 잇는 징검다리 역할에는 한계가 많았다.

 서귀포시는 바야흐로 인구 17만 시대 개막을 향해 돌진하면서 도처에서 가치혼란과 사회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환경보전과 개발 논란, 지역주민과 귀농귀촌인 간 갈등, 중국인들의 부동산 매입 우려 등으로 한시도 편할 날이 없다. 이럴 때일수록 지역 발전을 위한 나침반을 찾기 위해 시민 모두가 지혜를 모야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출향인사과 주민들 간 가교역할이 활발한 펼쳐지도록 제2의 대정포럼과 영천동 아카데미가 더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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