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주 해녀학교에 대한 기대

 해녀는 제주 여성의 강인함과 독특한 공동체 문화를 상징하는 제주의 대표적 문화자원이다. 매년 고령화로 인해 제주 고유의 해녀 문화가 사라질 위기에 처하면서 최근 정부 차원에서 세계 무형문화유산 등재 작업이 추진되고 있다. 세계 최강의 여성이면서 가장 오래된 여성 전문직종인 제주 해녀의 명맥을 잇기 위해서는 해녀문화에 대한 보전 전승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서귀포시가 최근 제주씨그랜트센터, 서귀포수협, 법환마을회 등과 손잡고 해녀관련 인프라가 갖춰진 법환좀녀마을에서 제1기 해녀학교를 운영했다. 2개월 간 집중교육을 거쳐 28명의 졸업생을 처음 배출했다. 법환마을 어촌계 소속 20여 명 회원들도 별도의 교사 양성과정을 밟으면서 해녀학교 교사 인증서를 받았다.

 이번 법환좀녀마을 해녀학교에서 졸업생을 처음 배출한 것은 나름대로 각별한 의미가 있다. 단순히 해녀에 대한 호기심을 품은 입학생들에게 해녀에 대한 체험과정을 가르치려는 의도에서 개교한 것은 결코 아니다. 현역에서 활동 중인 해녀들이 제주 해녀의 모든 것을 여과 없이 보여줌으로써 제주 해녀를 직업으로 선택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법환마을 해녀들도 교사 양성과정을 수료하면서 지속가능한 해녀양성 교육체계를 갖추게 됐다.

 제1기 졸업생들은 앞으로 어촌계에서 인턴으로 3~6개월간 실습과정을 거친 후 어촌계 정식 계원으로 가입할 예정이다. 졸업생 상당수가 졸업장 수여를 계기로 본격적인 해녀 수업을 받고 싶다는 각오를 내비치고 있다. 이번 해녀양성과정 개설을 계기로 전국적으로 해녀학교 입입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도 고무적인 일이다.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고령화 추세의 제주 해녀에 세대교체 바람이 일면서 삭막한 어촌에도 새로운 활력이 넘칠 것으로 기대된다.

 제1기 해녀학교 양성과정이 당초의 우려와는 달리 각계의 성원에 힘입어 원만히 마쳐졌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무엇보다 졸업생들이 제주 해녀를 취미가 아닌 직업으로 삼을 수 있도록 행정과 어촌계 등이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제주 해녀에 대한 자긍심을 갖고 마을공동체에 적응하면서 새로운 어업소득을 창출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져내야 한다. 해녀학교 개설이 제주 해녀문화 전승과 제주해녀의 양성이란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이 뒤따르길 거듭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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