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6기 도정출범 1주년을 지나며 최근 공직사회에서 벌어진 두 가지 사례가 시민들에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도정과 도의회 간 오랜 주도권 다툼에다 무더위 등으로 피로가 쌓이는 시점에서 공직자들의 수범적 업무자세가 모처럼 시민들의 가슴에 단비를 적시고 있다. 제주도 농정국장의 감귤혁신안 수립과 서귀포시 하천담당의 개사육장 민원처리를 두고 한 말이다.

 먼저 도 농정국장의 감귤 혁신안 수립과정이 눈길을 끈다. 지난 5월 14일 도정의 일방통행식 감귤혁신안 발표로 농가의 반발을 초래하면서 역풍을 맞게 됐다. 이후 농정국장은 뒤늦게 농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려, 무려 80 여일에 걸쳐 도내 감귤 주산지 마을을 찾아다녔다. 각계각층 구분 없이 다양한 농가들의 의견을 듣고 수시로 ‘끝장 토론’을 벌이며 백지상태에서 감귤문제의 본질을 찾으려 시도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지난 8월3일에는 생산자의 눈높이에 맞도록 대폭 손질을 걸쳐 새로운 감귤 혁신안을 내놓았다. 농가의 목소리가 듬뿍 담긴 새로운 혁신안에 대해서는 그간 도정을 불신해 온 농민단체들도 모처럼 환영 입장을 내비쳤다. 도지사 또한 감귤정책의 대폭 궤도수정에 자존심이 상처날 법한데도 농정국장의 활동을 ‘협치’와 ‘소통’의 표본으로 치켜세우며 공직자의 귀감으로 삼도록 힘을 실어주었다.

 서귀포시 하천담당의 남원읍 개사육장 민원 처리도 특기할 만하다.  30년 넘게 불법으로 하천을 점유해 운영되던 개사육장 주인에 대해 끈기 있게 설득작업을 벌여 마침내 자진 철거를 이끌었다. 지난해 말부너 바쁜 공무 와중에도 이틀에 한번 꼴로 현장을 찾아 주인을 설득한 공직자세가 바위 같던 개사육장의 마음을 바꿔놓은 것이다. 철거된 개사육장에는 공원이 조성될 예정이어서 지역주민들은 오랜 숙원 해결에 행정에 고마움을 전하고 있다.

 이들 두 공무원의 수범사례는 어찌 보면 공무원으로서 본연의 업무에 충실한 사례에 불과한 사례일 수도 있다. 하지만 수시로 현장을 찾아 민심에 귀 기울이며 대화와 토론을 거쳐 마침내 해법을 찾아낸 점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결국 우리 사회의 모든 문제는 ‘현장’에 있으며, 이의 해결방식은 ‘쌍방향 소통’에 있음을 이번 사례는 교훈으로 던져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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