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제주지역 정가에 원희룡 마케팅으로 떠들썩하다. 그도 그럴 것이 제주지사가 된 이후에도 여전히 차기, 차차기 잠룡 대열에 이름을 올리는 그이고 보면 당연지사이다. 어쩌면 치열한 다툼에서 당내 경선 통과와 본선 득표에 도움이 된다고 적극 마케팅 대상으로 삼는 일을 나무라기만 할 일은 아닐 것이다.

 문제는 원희룡 지사 마케팅 활용이 구설수에 오르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예비후보로 이름을 올린 몇몇은 원 지사의 사진 이미지를 친분 과시용 모델로 삼은 모습이 눈길을 끈다. 또 원희룡 도정의 성공을 위해 국회의원이 되려 한다는, 노골적인 표현을 서슴지 않아 입방아에 오르내리기도 한다. 실소를 금할 수 없다. 국회의원 직분이 어떻게 엄중한 것인지도 모르는 철부지 같은 느낌이 들어서이다. 아예 원희룡 지사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했으면 격에 맞았을지 모르겠다.

 이와 같은 현상과 함께 원희룡 지사의 측근들에 대한 선거 현장 방문이라든지 축사, 영상멘트 등에 대해 도내 야당 일각에서 발을 걸었다. 원희룡 지사는 제주도지사로서 본분에 충실해야 한다고 자중할 것을 촉구하고 선관위에 엄정한 선거관리를 주문한 것이다. 최근 원 지사의 특정 정당 후보자 행사 참석과 지지성 발언, 지사 비서실장의 특정 후보 출마회견 참석, 새누리당 일부 후보들에 의한 예비후보 명함 도지사 사진 사용 등 공직선거법이 정한 공직자 선거 중립의무의 취지에 반하는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원 지사는 서울 양천 갑 예비후보 이기재 전 서울본부장의 출마기자회견에 참석했던 것은 10년 동안 보좌관을 지낸 인연 때문이라 해명했다. 인생 최대의 일에 참석조차 하지 않는다는 게 인간적 도리가 아니지 않느냐는 반문이다. 못 본 척 한다면 누가 자신을 위해 일하겠는가 되묻기도 했다. 자치단체장은 선거법상 제약을 많이 받기 때문에 선관위에 참석이 허용되느냐, 참석할 경우에 발언이 어디까지 가능한가 하는 점을 사전에 문의하고 그 선을 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박원순 시장이 은평구에 가서 자기 부시장 출마 자리에서 축사하는 것, 박근혜 대통령 얼굴을 현수막에 걸고 마케팅하는 것, 안희정 지사를 대통령 만들기 위해서 출마합니다라는 충청도 여러 사례들을 모두 비교해 보라고. 과연 원희룡 지사 혼자서 도를 넘어 나서고 있는 것인지, 최대한 자제하고 있는 것인지 비교해서 비판해도 비판해야 하는 것 아니냐 토로한다.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원희룡 지사는 지사이기 이전에 이 나라의 정치인이라는 점을 우리 도민들이 간과해서는 안 될 대목이기도 하다. 그러나 원희룡 지사는 스스로가 정치인이기 이전에 도민들과 함께 지역사회에 닥쳐 있는 여러 현안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고 더 큰 제주약속을 지켜야 하는 제주지사라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서귀포시민과의 대화 자리에서 김 모 전 서귀포시장이 원 지사님이 한 달 30일 중에 20일은 서울에서, 10일만 제주에서 도정을 챙겼으면 좋겠다는 원비어천가에 반색할 일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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