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 없는 서귀포시에 서귀포다움과 미래세대 삶의 영토 확장을 꾀하는 '오픈 컬리지(Open College)'가 문을 열었다. 참으로 신선한 도전이다. 비록 중문동의 조그마한 터에 100명 남짓 학생으로 시작한 사설 대학 과정이라 하나 그 의미가 자못 크다. "자네의 시작은 보잘것없었지만 자네의 앞날은 크게 번창할 것이네."(욥기 8,7)라는 성서 말씀처럼 작은 출발이 종국에는 커다란 결실을 맺을 수 있으리라 예견하게 한다.

서귀포시가 최적지여서 서귀포시에 오픈 컬리지를 세운 뜻을 밝힌 설립자는 중증 청각장애를 갖고 있다. 국내에서 초등과정을 마치고 중고등학교 학업을 포기해야만 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에 가서 장애지원학습을 받으면서 'Anyperson Anystudy'라는 학교 전통에 매료된 게 계기였다고 한다. 그 이후 '언제든지 누구나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을까?' 그것도 '낮은 비용으로 가능할까?'라는 고민을 했다. 2010년에 떠오른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온라인+오프라인 하이브리드' 융합 개념의 교육과정 창안이 그 답이었다.

오픈 컬리지는 말 그대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학교'이다. 기본이 되는 배움 철학은 원하는 것을 배울 수 있는 자유, 실제 삶의 가치로 이어지는 배움, 함께 만들어가는 학교이다. 그 배움의 과정은 구성원, 학생들끼리 가치를 공유 하는 데에 있다. 자신이 갖고 있는 재능과 끼, 다양한 가치 교류를 통한 소통이며 그 과정에서 얻어지는 가치 공유의 선순환이다. 함께 해보고 싶은 것이라면 무엇이든 프로젝트를 통해 가치를 공유해 나가는 새로운 개념의 학교이다. PBL(Project Based Learning) 방식이다. 같은 배움을 이루고자 하는 다양한 구성원들과 함께 피어그룹을 만들고 다양한 관점을 공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삶에서 진정 원하고 필요한 배움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교육이 서귀포시에서 이뤄진다. 서귀포시, 더 나아가 제주의 자연과 역사, 문화, 사람의 가치 등 그 모든 것이 교육 현장이며 주체이고 객체가 되는 오픈 컬리지의 도전에 큰 기대를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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