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거리 정치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 최근의 정치판을 보면서 '왕짜증 난다'고 푸념하는 국민들이 많다. 여야를 가릴 것 없이 '촛불 민심'은 아랑곳 않고 차기 대권을 노리는 당리당략에 따른 상호비방, 이합집산의 양태가 국민들로 하여금 낙담을 넘어 분개의 마음을 일으키게 하고도 남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 공범자, 부역자들의 거짓말 퍼레이드다. 게이트와 관련한 대부분의 언론보도 내용이 사실로 밝혀지고 있음에도 국회 공청회와 특검, 심지어 헌재 재판정에서조차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는 모습은 국민의 평정심을 잃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세월호 유족들로 하여금 진짜 피눈물을 흘리게 만든다.

세월호 참사 1000일을 이미 넘긴 유가족들의 미어지는 심정을 미루어 짐작하게 한다. 지난 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1차 촛불민심 집회에서 세월호 참사에서 살아남은 학생들이 나서 피를 토하듯 뱉어내는 한 마디 한 마디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울컥하게 만들었다. "저희만 살아나온 것이 유가족 분들에게 너무 죄송하고 죄지은 것만 같았습니다"라고. "사는 게 미안한 마음"이라고. 국민들은 한 목소리로 외친다. "세월호를 인양하라.", "진실을 인양하라.", "세월호는 올라오고 박근혜는 내려오라."

"(운명의) 그 7시간 동안 제대로 보고를 받고 지시했다면 이렇게 많은 희생자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울음 섞인 목소리, 얼마나 기가 막힌 일인가. '대통령의 7시간'에 대한 의혹의 눈길에조차 사실을 있는 그대로 답변하지 못하는 탄핵소추 당한 대통령이다. 헌재에 제출한 답변 그 어디에도 당시 대통령이던 본인이 7시간 동안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명확하지 않다. 오죽했으면 자신의 행적에 대해 정확하게 밝히라고 보완 요청을 했을까, 무엇인가 숨기기에 급급한 모양새여서 의혹만 더 키운 셈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7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 반드시 밝혀야 한다. 그것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속죄의 일단이 될 수도 있겠기 때문이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TV를 즐겨보는 대통령이라니 국민들의 외침을 듣기도 하고 눈여겨보고 있으리라 여겨진다. 진실로 말한다면, 박근혜 대통령의 일거수 일투족에 단 한 톨 믿음이 가는 게 없다. 하지만 늦었으나 이제라도 국민들의 외침에 진실되게 답해야 하지 않는가.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