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커덕' 전면시행에 들어간 '쓰레기 요일별시간별 배출제' 시행이 곳곳에서 암초에 부딪치고 있다. 일본의 정책을 벤치마킹했다고 하나 겉포장만 베껴온 것으로 밝혀진 이후 제주시에서는 일부 시민들을 중심으로 저항운동으로 번지고 급기야 시장 사퇴론까지 불거지기도 했다. 제주도 전역을 도농간 지역성이라든지 지역마다의 기능 등에 대해 차별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률적으로 시행한 점 역시 허술한 탁상 행정이 아니냐는 비아냥을 듣고 있다.

급기야 '중간 집하시설과 지역별 준광역 클린하우스 설치', 운영이란 대책을 내어 놓았는데, 그 효과가 어떠할지는 아직 미지수이기는 하나 땜질 처방이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그보다는 분노한 민심을 달래는 일이 급선무일텐데, 그러한 움직임에 대해서 행정은 아직 모르쇠로 일관하는 듯한 느낌이다. 시민들을 향해 엄살이라 핀잔했던 제주시 행정이고 보면 그럴 만도 하다.

쓰레기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기에 앞서 실태에 대한 정확한 조사와 분석이 먼저임에도 이에 허술했다는 것이 도내 환경단체들의 평가이다. 쓰레기매립장 현장에서 확인하기만 하더라도 바로 드러나는 일이다. 재활용재와 분리되지 않은 건축폐기물들도 무분별하게 매립장으로 반입되어 매립되는 현상은 반드시 제어되어야 한다.

최근에 세계는 리사이클을 넘어 업사이클링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시민들의 불만이 팽배해 있는 쓰레기 정책에 있어서 근본적으로는 일회용품 규제 강화 등 쓰레기 감량 정책은 물론 재활용의 제도화, 생활쓰레기 처리를 위한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리사이클링, 업사이클링 정책으로 연계해 개선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제품이나 폐기물의 단순한 재활용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덧씌워 전혀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의 세계는 무한하다. 자원의 가치 상승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 등 신재생 성장산업으로서도 눈길을 끌고 있다는 점에서 위기는 곧 기회라는 인식을 새롭게 다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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