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정농단 사태와 지역적으로는 쓰레기 요일별배출제에 따른 불만과 갈등, 제2공항, 강정 구상권 문제, 오라관광단지 인허가에 따른 논란, 신화역사공원 공사 일시 정지 사태를 부른 건설공사장 붕괴 등 지역 현안들에 가려 소나무재 선충병 관련 방제사업은 뒷전으로 밀려나 손을 놓고 있는 듯하다. 그러는 사이에 소나무재 선충병은 확산일로에 있고 급기야 지역 산림을 모두 황폐화시킬 게 아니냐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소나무숲이 모두 사라지고 있다는 중문동 현장을 확인한 결과, 관광단지 내의 소나무 숲은 이미 전멸되어가고 있어서 안타까움을 안겨준다. 최초 발생지에 대한 선제적 방제만 이뤄졌더라도 오늘과 같은 황폐는 막아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주민들의 얘기이고 보면, '나몰라라 행정'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다. H빌라 앞 수백평 임야는 아예 아름드리 소나무를 재선충 감염 이유로 모두 베어내 있었다. 건축하기 좋은 평탄지로 변모해 있다. 한켠에는 베어낸 소나무를 산더미처럼 쌓아놓았다. 마치 솔수염하늘소 사육 장소 같은 환경을 만들어 놓고 있다. 중문동 5○○번지 임야 수백㎡는 감염된 소나무를 방치하는 바람에 주변 나무들로 확산되어 하나 둘 베어내고 농경지로 삼아 야채를 재배하는 현장도 목격되었다.

중문동 2○○번지 전(田) 5,111㎡에는 해송 등 1380본을 인력과 기계장비를 이용한 모두베기 허가를 내 주어 숲을 밀어낸 상태였다. 제주도의 모두베기 방식 전환 이전에 모두베기 허가를 내 준 것이 아닌가 하는, 결탁 의구심을 갖게 하는 현장이다. 선충 감염 방제 사업을 업체에만 맡겨 밑 빠진 독에 물붓기식 예산 퍼주기 사업이라는 비판을 듣기 전에 행정에서 철저하게 예찰하고 주도면밀하게 방제작업에 나선다면 예산 낭비도 줄이고 시민의 재산인 삼림을 살릴 방도가 있을 것이라는 여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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