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국방 당국자 사이에 스텔스구축함 '줌월트(Zumwalt)' 제주해군기지 배치 논의가 알려진 가운데 제주가 동북아의 화약고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강정마을회는 물론 제주해군기지를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이 규탄에 나선 것을 비롯해 도민들도 내심 불안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의 한국에 대한 제안에 대해 우리 정부 당국자는 "전혀 언급되지 않던 최신 전략자산이라 의외였지만 상시 배치든, 순환 배치든 우리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기정사실화 되는 게 아니냐는 추론이 가능하다.

그렇잖아도 사드 조기 배치 논란과 겹치면서 미-중 간 군사대결이 제주에 예측불가능한 새로운 군사적 긴장을 불러올 수 있다는 개연성이 커지는 시점이다. '줌월트'의 '제주해군기지' 배치 논란의 핵심은 대한민국 해상이 아니라 제주해군기지라 콕 집어 언급됐다는 데에 있다. 알게 모르게 제주해군기지를 둘러싼 한-미 간 전술전략이 구상되고 있다고 보여지는 상황이다.

강정마을회 등 해군기지 반대를 주도하는 단체들이 지난 7일, 제주해군기지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연 까닭도 여기에 있다고 본다. "한반도 사드 배치에 이어 줌월트까지 제주해군기지에 배치된다면 중국과 한국은 돌이킬 수 없는 군사적 대결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결국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을 더욱 높이는 결과만 가져올 뿐"이라는 주장이다. 이를 억측이라 할지 모르나 군사전문가들도 그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정부는 "한반도와 제주의 평화를 위협하는 스텔스 구축함 '줌월트' 배치 논의를 단호히 반대하며 한국 정부는 미국의 줌월트 배치 제의에 대해 전면 거부하라"는 목소리에 귀를 열어야 할 것이다. 특히, 원희룡 지사 역시 강정주민들에 대한 구상금 철회 노력은 물론 '줌월트 제주 배치' 논의 자체에 대한 거부의 입장을 명확히 밝혀야 마땅하다는 여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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