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은 피의자 신분인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과 비선 진료 의혹을 동일선상에 놓고 바라보고 있음을 내비쳤다. 헌재에서 대통령을 향해 무엇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라 촉구해도 어물쩍 넘어가려 했던 7시간의 실체가 밝혀질 것인지 세간의 관심이 다시 집중되고 있다. 관련 당사자들이 입을 열지 않는 한 영원히 미궁에 빠질 수도 있으나 아무리 감추려 해도 진실은 언젠가 드러나는 법이다. 자신이 행한 일조차 제대로 답변하지 않는 대통령이고 보면 그 무엇인들 진실되게 말했을까, 의구심만 증폭되고 있다.

이 나라 최고 지성, 최상위 엘리트층이라 불리며 누릴 것 다 누려온 법률가, 관료, 정치인, 학자들의 입을 통해 연일 터져나오는 실언·허언·망언 퍼레이드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심정은 분노를 넘어 절망에 가깝다. 되먹지않게 헌재를 향해 목소리를 높여 폭언하고 훈계하는가 하면 태극기 해프닝을 펼치던 그 치기어린 모습에는 유치원생들도 “저 할아버지들 보세요. 되지게 웃기죠?”라며 깔깔거렸다고 하니 말세가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도 그들이 탄핵심판에 있어서 대통령측 대리인단 면면이라며 혀를 차는 국민들이다. 오죽 사람이 없었으면 저런 이들을 대리인단으로 삼았을까 싶어서이다.

국정 운영에 있어서 누구보다 ‘법치’를 앞세우며 강조하던 대통령이었다. 뇌물수수, 직권남용, 공무상 기밀 누설, 세월호 7시간과 비선 진료 등의 혐의를 받는 당사자가 조사를 기피한다면, 어느 국민이 그렇게 무너져내린 법치를 존중하고 따를 것인가. 이보다 심한 몽니가 없고, 이보다 더한 갑질이 있을까, 대다수 국민들이 묻는다. ‘법치’를 운위했던 그 자체가 국민들을 우롱했던 것임이 이미 판명나고 있다.

세월호 참사 당시 보도통제 상황이 사실로 드러난 바 있다. 그러함에도 헌재에서 “박 대통령은 오랜 정치활동 기간 동안 언론의 자유야 말로 민주주의 국가에서 없어선 안 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언론의 기능을 존중했다”고 소리 높인 대리인단의 궤변은 이해하기 힘든 말이다. 은폐와 왜곡을 일삼으면서 국정을 농단한 장본인들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이제 진실을 토설하고 응분의 죗값을 치러야 마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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