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후 제주 첫 방문이 전한 의미와 파장은 오래 남을 듯하다. 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 이후 첫 방문한 제주에서 처음으로 발걸음 한 곳은 대정읍 무릉2리에 위치한 ‘무릉외갓집’이었다.

“지역주민들이 주도해 주민 스스로 일자리와 소득을 창출하고, 나아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무릉외갓집’의 경제모델이 인상 깊었다. 이런 모델의 확산 노력이 중요하다”는 대통령의 언급에서 그 이유를 잘 느낄 수 있다. 문 대통령은 회원들에게 배송될 제철 농산물 꾸러미를 직접 포장하는 등 손수 현장체험을 하기도 했다.

무릉외갓집은 지역농특산물 꾸러미 유통, 판매뿐만 아니라 관광체험 프로그램 운영 등 지역 고유 관광 콘텐츠 발굴을 비롯해 은퇴한 농촌 어르신들의 일자리 창출 등에 있어서 모범사례로 평가받는 마을기업이다. 안정적인 농가 소득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무릉외갓집 브렌드와 콘셉은 ‘무릉’이라는 마을 이름과 ‘외갓집’이라는 정감어린 네이밍에 그대로 드러난다.

서귀포시 중산간지역에 위치한 자연생태마을 무릉리의 외갓집에서 외할머니, 외삼촌, 이모, 외사촌들이 정성을 다해 재배한 청정 농산물을 꾸러미로 포장해 도시 가정으로 배달하는 일을 9년째 해오고 있다. 2009년 무릉2리 마을회가 꾸러미 사업을 주도하게 되면서 (사)제주올레의 ‘1사 1올레마을 협약’으로 탄생했는데 회원 모집과 홍보 등 협력사는 벤타코리아이다.

2011년 영농조합으로 전환, 2013년 행정자치부 마을기업 지정, 2014년 전국 1194개 마을기업 중 우수마을기업 선정 등의 성장을 거듭해왔다. 제주지역 곳곳에서 지역발전과 함께 마을주민 소득 증대,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땀 흘리고 있는 마을기업들에 대한 관심과 정책적·제도적 배려와 지원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는 판단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오후에 열린 제2차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연차총회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참석하는 국제행사여서 개인적으로 의미가 깊다”면서 제주를 ‘세계가 인정한 환경 보물섬’이라 소개했다. 그리고 “환경을 훼손하는 개발은 미래에 더 큰 비용으로 돌아온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제주도정 역시 각골명심해야 할 경고이다. ‘청정’과 ‘공존’을 앞세우고 있는 제주도정의 정책 방향에 반해 ‘허위보고서에 의한 신화련 금수산장 개발사업 조건부 통과’ 사례에서 보듯이 오히려 환경파괴, 훼손, 도민 의견 무시 일변도로 나가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무릉리에서 열렸던 오찬간담회에서 “천혜의 제주를 동북아시아의 환경수도로 만들고, 평화의 섬으로 만들기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다짐을 새겨듣는 제주도정의 정책 패러다임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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