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신(新) 베를린 선언’을 폐기하라는 막무가내식 목소리가 난무한다. 이는 국민 불안과 안전위협 없는 평화로운 한반도, 나아가 민주평화통일을 포기하라는 말과 진배없다. 역사도 모르고 나라도 모르고 더더군다나 국민의 안전도 모르는 얼치기 정치인들의 면면이라 할 수밖에 없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매미와는 사철을 얘기 못한다”는 한비자의 말을 인용하면서 야당에 대해 매미 같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 31일부터 대장정에 들어간 ‘2017 제주생명·평화대행진’이 불볕더위 속에 4일째 지속되고 있다. 동진과 서진으로 나뉘어 연인원 1만명에 이르는 참가자들은 제주해군기지 건설 반대 투쟁 10년의 의미를 넘어 이 땅에 진정한 생명·평화의 바람, 생명·평화 문화가 범람하길 기원하고 있다.

이 행진에는 강정마을 주민들뿐만 아니라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을 비롯해 용산참사 유족, 밀양송전탑 반대 주민들, 세월호 참사 가족들, 백남기 농민 유족 등 전국 곳곳에서 정의로운 투쟁에 임하고 있는 민중들이 함께 해 그 의미가 더욱 크다.

부모와 함께 걷는 아이들의 표정에서 평화의 의미와 가치를 읽을 수 있다. 1일 오후 늦게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의 범국민촛불문화제와 함께한 생명평화대행진 참가자들의 어우러짐은 그야말로 민주주의와 정의 실현, 평화 수호의 하모니였다.

5일에는 서진과 동진 으로 나뉘었던 대행진 행렬이 합류, 탑동해변공연장에서 평화 기원 문화제가 펼쳐질 예정이다. 강정과 성산의 평화가 한반도의 평화로, 동북아의 평화로, 세계 평화로 이어져 나가는 불씨임을 일깨워주고 있다.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