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과 폭염이 장기화되고 있다. 마른장마 끝에  ‘큰 비를 뿌리고 지나는 효자 태풍 노루’ 기대치가 사라진 이후에 내린 몇차례 반가운 소나기도 가뭄 해갈에는 역부족이다. 지역별 강수량 편차가 크게 나타나 피해가 극심한 지역은 속수무책으로 발만 동동 구르는 실정이다. 농정 당국은 하늘만 바라보는지 뾰족한 대책을 내 놓지 못하고 있다. 제주시  중산간 20여개 마을은 격일 급수에 돌입해 지역주민 생활에 큰 불편은 물론 경제적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

인력을 동원한 물대기는 한계치에 와 있다. 사전 준비 부족으로 인해 인력과 예산 부족 타령이 나오는 실정이다. 제때 마치지 못하는 주요 농작물 파종과 작황 부진, 양식 어류 폐사 등 1차산업 피해도 증가추세이다. 비대기에 들어간 노지 감귤에 대한 예상치 못했던 피해 발생마저 예상된다. 농심도 함께 타들어 간다.

서귀포시 지역의 흐르는 하천 수량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수원지 용천수의 용출량 또한 급감하고 있어서 걱정이 크다. 성천포 등에는 녹조현상까지 발생했다. 반면에 중문색달해수욕장에서는 피서객들의 발씻김 물로 상수도를 펑펑 사용하고 있어서 무신경한 행정의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 서림수원지를 가득 채워야 할 용천수를 대책없이 바다로 흘려보내버리는 현장도 행정의 무신경을 여실하게 드러내 보인다.

지난 6월, “가뭄으로 인해 월대천 등 하천의 물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나 어승생 수원지에서 이를 대비할 수 있는 예비 지하수 약 19만 3천 톤이 저장돼 있어 가뭄으로 인한 급수에는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던 제주도 상하수도본부의 발언은 허언이 되고 만지 오래다. 제주도정은 농업용수광역화 사업 계획 타령에 머물면서 하지부세월이다.

제주도의 가뭄대책 종합상황실, 비상급수체계 상황실 등은 무엇 하는 상황실인지 모르겠다. 2018 선거조직을 위한 상황실로 변질된 게 아니냐는 비아냥이 거세다. 급수 민원에 대해 “방법이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우리 책임이 아니다”라 답변하는 행정의 무책임에 분통을 터뜨리는 도민들의 하소연이 무성하다.

“천재지변이기 때문에 행정도 어쩔 수 없다”는 변명을 언제까지 늘어놓을 셈인가. 근본적인 가뭄피해 예방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도정으로 인해 겪고 있는 도민들의 피해를 어떻게 보상할 것인지 원희룡 지사는 답변해야 한다. 언제까지 하늘만 쳐다보는 농정을 펴려고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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