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0시를 기해 돌입한 MBC·KBS의 동시파업은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MBC·KBS 내부의 적폐를 제거하는 일은 물론 이승만·박정희·전두환 독재정권 하에서는 물론 이명박근혜 국정농단 정권의 시녀로서 나팔수 역할을 자처했던 대한민국 제 언론의 적폐 청산에 있어서 당위성과 그 계기를 제공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김장겸·고대영·고영주․이인호 같은 이들은 언론 적폐를 발판삼아 자리를 꿰차고 누릴 것 다 누리면서 시대를 거스르는 언행과 갑질을 일삼아온 이들이라 봐서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공영방송을 쥐락펴락 해왔다는 사실에 국민들은 공분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실제로 최순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국정농단의 공범자들이라 할 수 있다.

‘청산해야 할 가장 큰 적폐 세력은 언론’이라고 언론계 내부에서 나오는 자정의 목소리가 이와 무관하지 않다. 권력의 나팔수, ‘삼성 대변인인 듯한 역할’에서 보듯이 과장․축소․왜곡보도를 일삼으며 그동안 활약, 암약해온 언론의 민낯이 하나하나 드러나고 있다. 이제 어리숙한 시대 어리숙한 수용자로서 국민이 아님을 언론은 제대로 인식하고 대오각성해야 한다.

언론노조는 파업 돌입 목표에 대해 “1차적으로 공영방송 KBS, MBC의 정상화이며, 궁극적으로는 대한민국 언론의 총체적 개혁”이라 밝혔다. 아직 늦지 않았다. 부패에 가담했던 언론의 적폐는 도려내야 마땅한 일이다. 공영방송, 국민의 방송으로서 위상을 바로 세워야 하겠기 때문이다.

다시 한 가지는 이들 세력에 의해 지방MBC와 KBS지역국을 대상으로 행해 온 낙하산 인사와 이들에 의한 폐단 등도 혁신적 인사제도 개선으로 불식되어야 할 것이다. 동시파업을 통해 언론의 제자리 찾기 작업에 앞장서는 언론 노동자들에 대한 국민적인 성원과 지지, 동참이 이어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부패 척결에 대한 천주교 프란치스코 교황의 큰 가르침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에 '자비의 특별희년' 선포에 앞서 발표한 칙서 <자비의 얼굴>에서 “부패는 우리가 희망을 가지고 미래를 바라보지 못하게 한다”고 했다. “부패의 무도한 탐욕은 약자의 미래 계획을 산산조각 내버리고 가장 가난한 이들을 무참히 짓밟아 버린다”는 지적이다.

우리의 개인생활과 사회생활에서 부패를 척결하려면 ‘현명함, 경계심, 정직성과 투명성 그리고 어떠한 부정행위라도 고발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면서 “공개적으로 부패와 맞서 싸우지 않으면, 우리는 모두 언젠가 부패에 가담해 우리의 삶을 파괴하고 말 것”이라는 경고를 새겨들을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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