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우리의 이웃이다. 서로 배려하자’는 뜻이 참 좋다. 지난 8월 26일을 기해 30년만에 대중교통체계를 전면 개편한 제주도는 철저하게 준비하지 못한 채 제도시행에 들어감으로써 도민들로부터 한 달 가까이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하다는 호소를 듣고 있다. 청소년들, 젊은 층의 적응은 그런대로 봐줄만해도 노인층, 특히 읍면지역 어르신들의 불만은 끊이지 않고 있으며 더 심해지고 있다니 문제다.

그런 중에 버스 꽁무니에 달린 ‘제주도 이웃이 타고 있어요.’라는 문구가 논란거리로 떠오르면서 수정여부를 둘러싸고 갑론을박이다. 행정에서 의도한대로 ‘모두가 우리의 이웃이다. 서로 배려하자’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좋겠으나 ‘제주도 이웃’이 과연 누구냐는 의문 때문에 버스에 달고 다닐만한 문구가 아니라는 지적이 일었다. 어떤 의도로, 무엇을 알리고자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여론이다. 급기야 문인이기도 한 고경실 제주시장은 지난 12일 간부회의에서 “버스 뒤에 적힌 문구가 의구심을 갖게 하고 있다. 더는 혼선을 주지 않도록 개선해야 될 사안”이라고 언급했다니 손발이 맞지 않는 행정의 한 단면을 엿보게 한다.

이와 같은 설왕설래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시민들의 지적을 받아들여 현재 버스 뒤 래핑은 모두 제거하고 있다”니 뒤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다행이다. 그리고 새로 들어갈 문구는 공모 등을 통해 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과연 어떤 맞춤한 문구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이들에게 새로운 감동을 줄 수 있는 문구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제주도는 대중교통 전면 개편에 따른 준비소홀, 혼란을 준 래핑 소동 등 자존감 손실과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도민 불편, 이에 따른 경제적 손실은 누가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하고 그 대책을 소상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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