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다움’, ‘서귀포다움’의 가치가 부각되고 세상에 회자되는 요즘이다. 그러함에도 제주도정은 ‘청정과 공존’은 고사하고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도민의 삶터를, 그 천혜의 자연과 인문자원을 파괴하는 방향으로의 정책 수립과 집행을 지속하고 있다.

도민은 안중에 없고 오로지 개발 지상주의 이론가들과 자본가들과의 결탁에 의한 도정 운영에 골몰하고 있다. 이명박근혜식 국민무시 국정농단과 다를 바 없다는 일부 여론이 있다. 제주도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궤도수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나는 우리의 살과 뼈를 갉아먹으며 노리개로 만드는 세계적 관광지 제2의 하와이보다는 우리의 삶의 터전으로서, 생활의 보금자리로서의 제주도를 원하기에 특별법 저지, 2차 종합개발계획 폐기를 외치며, 또한 이를 추진하는 민자당 타도를 외치며 이 길을 간다.”

26년 전에 산화한 양용찬 열사가 유서로 남긴 간절한 외침이다. 지난 1991년, 정부와 집권 민자당이 ‘세계적인 관광지 제주도 조성’을 명분으로 제주도개발특별법을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악법’이라 외치는 25세 한 젊은 제주청년이 몸을 불사르며 자신을 내던졌다. 하지만 이에 아랑곳않고 오늘날 자유한국당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민자당과 국회는 그 법을 날치기로 통과시켰다.

이후 우리 제주는 개발광풍의 몸살을 여지껏 앓고 있으며 변함없이 이어가고 있다고 보아 틀리지 않을 것이다. 당시 우근민 도정에서 김태환 도정, 다시 우근민 도정을 거쳐 원희룡 도정에서도 제주파괴 현상은 변한 게 없이 여전하다.

이 지점에서 우리 도민들은 과연 누구를 위한 개발인가. 또 무엇을 위한 개발인가. 어디까지 개발할 것인가를 숙고해봐야 한다. 마냥 ‘얼치기 도정’에 맡겨둘 일이 아니다. 민의를 따르고 바르게 반영하고 제주다운 제주, 서귀포다운 서귀포를 만드는 도정을 펼수 있도록 촉구하고 함께해야 한다.

강정마을에 둥지를 틀고 활동하는 ‘구럼비유랑단’이 양용찬 열사의 정신 계승을 위한 모노드라마 ‘사랑 혹은 사랑법’을 무대에 올린다. “양용찬 열사가 자신의 몸에 석유를 뿌리던 심정으로 제주도민 모두가 평화의 섬 제주의 파수꾼이 되는 날을 꿈꾼다”는 구럼비유랑단의 절절한 목소리에 박수를 보낸다.

‘나라다운 나라’를 표방한 문재인 정부에서 제주도정 역시 이제 달라져야 한다. 제주는 제주다울 때, 서귀포는 서귀포다울 때 진정한 가치가 드러나며 지속가능한 자연과 역사와 인문환경, 사람사는 세상을 이룰 수 있다. 양용찬 열사의 ‘제주 사랑’ 정신을 다시금 새기면서 우리 모두가 본받고 실천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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