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용 감귤 처리난이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감귤 가공공장 앞에 줄지어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트럭 행렬을 바라보면서 느끼는 감귤 농가들의 자괴감은 이미 도를 지나친 상황이다.

올해산 조생 노지 감귤 본격 출하시기를 맞아 함께 진행되는 비상품 감귤 처리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감귤 예상 생산량은 약 43만9000톤으로 집계되어 예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고, 그 중에 비상품 감귤 처리계획량은 5만6000톤으로 그 비중이 그리 높지 않음에도 이와 같은 처리난이 반복되는 것은 처리 과정에 문제가 적지 않다는 점을 반증하는 것이다. 

가공용 감귤 처리 사업체인 제주개발공사는 물론이고 롯데칠성음료나 일해 같은 경우에도 처리량 제한과 가공용 감귤 보관 용기 부족, 늑장 공장 가동 등을 이유로 농가들이 필요한 시점에 맞춰 제때 처리하지 못하는 현상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이는 준비부족으로 인한 혼란임이 명백하다.

여론에 떠밀려서 하루 처리량을 늘리는 응급대책에 그칠 게 아니라 상품 감귤 수확 이전에 비상품 감귤을 먼저 따내는 감귤농가의 고충을 배려하는 비상품 감귤 가공 시스템 구축을 늦춰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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