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어를 살리기 위한 관심이 점차 일어나기 시작하는 가운데 제주어 보전을 위한 정책적 배려와 자라나는 후세대들에 대한 현장 교육 강화 방안이 시급하다는 제언이 잇따르고 있다. 그동안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제주어 보전과 실생활에서의 활용이 아직 미흡하다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제주어는 제주의 독특한 지역 언어라는 의미 외에 제주인의 정신과 제주의 정체성이 오롯이 담겨 있다고 봐서 틀리지 않다. 이는 곧 제주인이 살아온 삶의 궤적, 제주문화의 진수가 제주어에 담겨 있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제주어의 소멸은 이와 같은 문화적 가치의 상실을 가져오게 됨은 필연이다. 그래서 제주어의 가치 찾기와 보전을 위한 노력은 때를 늦출 수 없는 더없이 소중한 일이다.

지난 17일, 본사와 오영훈 국회의원실 공동으로 ‘제주어, 제주어의 정체성’이라는 주제로 제주어 보전을 위한 세미나를 열게 된 이유 역시 이러한 인식에서 비롯되었다. 특히 ‘실 캉 궨당 멩글락(마을을 가서 서로 통하는 이웃‧친척 만들기)’이라는 주제로 추진되는 지역신문발전위윈회 창의주도형사업의 일환이기도 하다.

제주의 온 마을을 찾아 사라져가는 제주어를 발굴하고 그 가치를 서로 논하면서 도민들뿐만 아니라 이주민들까지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제주어로 소통하는 이웃‧친척 형성까지 이룸으로써 ‘화합하는 제주, 살맛나는 서귀포’를 만들자는 취지인 것이다. 적극적인 제주어 활용을 통해 ‘제주의 보물인 제주어 살리기와 온전한 보전’을 위한 노력이다.

지구상에는 230개 나라에 6~7000개 언어가 사용되고 있다는 통계수치라든지 1만 명 이하 사람이 사용하는 언어가 2500개 정도라는 상황을 확인하면, 지구상에 소멸단계에 있는 언어가 상당수이며 이미 사라져버린 언어가 많다는 사실도 확인된다. 그래서 아일랜드의 고유어 갤릭어라든지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인디언 언어에 대한 중앙정부 차원의 보전 노력은 시사하는 바가 무척 크다.

지역어 사용의 제도화를 위한 법률 제정, 유아기부터의 지역어 교육을 비롯해 지역어 전문 방송 설립, 대학 내 관련 학과 개설과 체계적 분석‧연구, 지역어 교육자 양성을 통한 보전 노력 등이다.

이 시점에서 제주어의 보전을 위해서는 지역 자치단체에 의한 체계적 관리는 필수이며 교육 현장의 제주어 교육, 지역 언론의 보다 적극적인 대응 노력 등이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가적 차원의 지역어 살리기 정책 수립과 집행이라 할 것이다. 그러한 면에서 ‘지역어가 사라지면 문화도 사라진다’는 시대적 사명을 바탕으로 하는 오영훈 국회의원의 지역어 살리기 노력은 참으로 시의적절하면서도 반드시 이뤄내야 할 사업이라 여겨진다.

“제주어가 이주민들이나 어린이들에게도 쉽게 노출돼야 제주어가 보전될 수 있을 것”, “어린이들까지 실생활에서 제주어를 말로써 널리 사용해야” 제주어 보전의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는 토론자의 현장체험 제언 역시 귀담아 들을 때이다. 제주도정과 도교육청이 먼저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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