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대여성문화센터, 4․3 70주년 캘리그라퍼 7인 초대전 ‘새겨진 기억’

각기 독특한 서체로 제주 4․3을 드러낸 캘리그라퍼들의 진솔한 감성

제주특별자치도 설문대여성문화센터(소장 김명옥)에서는 3월 23일부터 4월 15일까지 <4․3 70주년 캘리그라퍼 7인 초대전 ‘새겨진 기억’> 전시를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은 70년 전 제주섬 곳곳에 살아 숨쉬던 마을을 학살터이자 무덤으로 만든 지울 수 없는 상흔으로 남긴 제주 4․3 70주년을 맞이해 한국 현대사의 아픔과 고통인 제주 4․3을 예술로 승화된 방식으로 그려내 보자는데 의미를 두었다.

전시에 참가하는 캘리그라퍼들은 지난 1월 첫 작가모임을 갖고 큐레이터와 시인, 4․3연구자와 연동해 ‘4․3 시인과의 좌담회’, ‘전문가에게 듣는 4․3이야기’ 등 과정을 통해 심화된 창작 분위기를 도모하며 작품을 준비했다.

여성 캘리그라퍼 7인은 각자의 다른 서체로 제주 4․3을 담대한 감성으로 담아내고 있다. 4․3의 아픔을 가족사로 직접 겪어낸 작가도 있고, 경험자의 이야기 또는 현장답사를 통해 간접 체험한 작가도 있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체득한 이미지를 캘리 작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서예가 주관과 정신을 최대한 강조하는 순수 예술의 범주에 든다면, 캘리그라피는 문자의 본뜻을 떠나 글자 속의 메시지, 이미지 분위기를 전달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는 점에서 차이점을 드러낸다. 전시에 참가하는 작가들은 각각 서예, 캘리그래피, 순수예술을 전공한 작가들이다.

양춘희 작가는 김순이 시인의 「미친 사랑의 노래」, 양영길 시인의「4월에 피는 꽃은」, 문충성 시인의 「4․3의 노래」를 전통서예를 기본으로 감정을 담아낸 캘리 작품을 소개하고,

김혜정 작가는 오승국 시인의「진혼」, 김광렬 시인의「진혼곡」, 오영호 시인의「정뜨르 비행장」의 작품을 서(書)의 필력으로 담대하게 표현한 손글씨를 선보인다.

김미형 작가는 강덕환 시인의「이제랑 오십서」, 김윤숙 시인의「무자년 고해성사」, 김경훈 시인의「동백단심」을 독자적 캘리그래피로 구상하고 쓴 것을 보여준다.

소현경 작가는 이종형 시인의 「바람의 집」, 홍경희 시인의「산전, 꽃진자리」, 민중가수 최상돈 씨의 「애기동백꽃의 노래」를 담담히 드러내고 있으며,

김효은 작가는 김수열 시인의「정뜨르 비행장」, 허영선 시인의「무명천 할머니」, 현택훈 시인의「곤을동」을 내놓았다.

김인순 작가는 오승철 시인의「다랑쉬 오름」, 김병심 시인의「서마파람 불어오면」, 김정희 시인의 「평화마을」을 선 보인다.

임성화 작가는 김석교 시인의 「협죽도」, 양전형 시인의「낮달」, 한희정 시인의「별처럼 전설처럼」을 전통서예에 입각한 감성으로 캘리그래피에 이미지를 잘 살린 수준 있는 작품을 전시한다.

또한, 이번 전시와 연계해 도민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으로 △캘리그라퍼와 함께 하는 서각 체험이 3월 31일 오전 10시부터 참여 작가와 함께 진행된다. △4․3 시인과 함께하는 시 창작교실 ‘내 삶을 여는 시 창작’ 은 4월 14일 오전 10시부터 설문대여성문화센터 강의실에서 열린다. (참가비 무료, 선착순 예약문의 064-710-4246)

설문대여성문화센터 관계자는 “앞으로도 ‘제주’와 ‘여성’에 대한 건강하고 신선한 담론 모색의 메카로 굳건히 자리 잡을 것이며, 여성 예술인들의 작품 전시를 통해 여성의 적극적인 사회 활동상을 알리고, 지역 사회와 연계된 전시를 통해 관람객과 소통하는 전시를 지향하는 여성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해 나가는데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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