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처음 봄소식을 전하는 서귀포. 곳곳에서 매화, 유채꽃이 봄소식을 전하고 있다. 목련도 여기에 동참했다. 제주 전통 문화의 향기가 봄꽃과 어우러지는 자리가 마련된다.

서귀포봄맞이축제조직위원회(공동위원장 이석창·윤봉택)는 23일과 24일 이틀간 서귀포 이중섭공원 일대에서 ‘복사꽃이 돗국물에 빠진 날’(봄에 피는 복사꽃이 몸국을 끓이는 가마솥 돼지국물에 떨어지는 잔칫날을 뜻함)이라는 테마로 ‘서귀포 봄맞이 축제를 개최한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은 서귀포 봄맞이 축제는 서귀포문화사업회, 예총서귀포지회, 탐라문화유산보존회, 유니세프서귀포시후원회, 자연제주가 주관하고 서귀포시, (사)제주올레, 왈종미술관, 세원철강(주), 제주생명자원영농조합법인이 후원하고 있다.

서귀포 봄맞이 축제에서는 제주 전통 문화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전문가 포럼,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남극노인성제, 제주 몸국과 돼지고기반 체험, 진달래꽃 화전놀이 재현행사 등이 마련된다.

첫날인 23일에는 제주인들의 삶의 지혜와 숨결이 스며있는 제주 문전제의 의미를 되새기며 그 안에 담겨있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나누는 제주 문전제 재조명 전문가포럼이 오후 4시부터 정방동주민센터에서 열린다.

이어 이중섭공원으로 자리를 옮겨 남극노인성제가 정의향교의 집전으로 봉행된다. 남극노인성제는 무병장수를 상징하면서 서귀포 지역에서만 제대로 관측할 수 있는 별자리인 노인성을 테마로 고려 및 조선시대 국가제사였다. 올해로 6회째인 남극노인성제는 노인성이 가장 잘 보이는 서귀포지역의 장소성과 역사성을 바탕으로 삼고 새로운 문화컨텐츠로 발전시키기 위한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는 행사이다. 봉행이 끝난 뒤에는 무공스님의 대금연주가 개막공연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둘쨋날인 24일에는 시민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마련된다. 오전 10시 걸궁팀이 서귀포올래매일시장을 출발해 이중섭공원까지 풍악을 울리며, 같은 시각 이중섭 공원에서는 ‘정소암 화전놀이’를 재현한 진달래꽃 화전놀이가 재현된다. 11시부터는 몸국과 돗궤기반(돼지고기반)을 함께 나눠먹는 먹거리 체험이 진행된다.

제주에서는 경조사 등 집안 대소사가 있을 때 찾아온 손님들에게 몸국과 돗궤기반을 대접했었다. ‘반’은 경조사시 준비한 음식을 접시에 똑같이 나눠 담은 것을 말하며, 남녀노소 구분없이 공평하게 나눠주었었다.

이와 함께 ‘진달래꽃 화전놀이 재현행사’도 마련된다. 진달래꽃 화전놀이는 400여 년 동안 정의현에서 이어지다가 조선 말엽 명맥이 끊긴 ‘정소암 화전놀이’의 정신을 계승하고 제주의 옛 선인들이 살아온 삶의 문화와 미풍양속을 되새기는 자리로 준비됐다.

또한, 서귀포 거주 시 은지화에 그림을 그렸던 한국 근대 서양화의 거장 이중섭 화가를 기리는 서귀포 은지화 그림그리기 대회가 어린이를 대상으로 치러지며, 이밖에 소금인형, 카노푸스, 크레센도, G보이스가 출연하는 흥겨운 대중문화공연이 오후 1시부터 두시간 동안 펼쳐진다.

특히 봄맞이축제의 상징으로 정착되어 참가자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꽃나무 나눔행사도 기대된다. ‘곱닥한(‘아름다운’의 제주어) 서귀포의 봄을’이란 주제로 진행될 꽃나무 나눔행사는 새 봄의 정취와 함께 자연 속에서 인간의 심성을 심어 주고,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공유하자는 의미로 마련되고 있다. 올해는 생강나무, 희어리, 배롱나무, 졸참나무, 감나무, 주목, 수선화 등이 준비되어 있다.

축제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봄이 오고 꽃이 피는 서귀포만의 차별성과 상징성을 알리고, 제주 고유의 문화컨텐츠를 소재로 제주의 옛 선인들이 역경을 헤쳐 온 지혜로운 삶의 문화와 미풍양속을 되새기며 행사장을 찾은 사람들과 함께 나눔과 미덕의 아름다운 정신을 공유하는 소중한 축제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