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상식 4월 4일 오후 6시 제주KAL호텔에서

▲ 위쪽 1990년 4·3연구소의 4‧3유적지 순례와 2003년 도쿄에서 놀이패 한라산의 마당극. 아래 왼쪽부터 양동윤, 김명식, 고이삼, 문경수 수상자

학술연구-4‧3연구소, 문화예술-놀이패 한라산, 시민운동-양동윤, 국내 활동-김명식, 국외 활동-고이삼 문경수 공동수상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양조훈)은 4‧3 70주년을 기념해서 처음 제정한 4‧3특별공로상 수상자를 최종 선정했다.

4‧3 70주년 특별공로상 심사위원회(위원장 현기영)는 3월 26일 특별공로상 수상자로 △학술연구부문 제주4‧3연구소 △문화예술부문 놀이패 한라산 △시민운동부문 양동윤(4‧3도민연대 공동대표) △국내활동부문 김명식(시인, 전 4‧3 50주년 범국민위 공동대표) 씨를 선정했고 △국외활동부문은 고이삼(新幹社 대표), 문경수(일본 리츠메이칸대 명예교수) 씨를 공동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심사위원회는 언론출판부문 수상자로 4·3취재반의 기획연재와 4·3중앙위원회 전문위원으로 진상조사보고서 작성과 각종 송사 대응으로 혁혁한 업적을 남긴 김종민 씨를 선정했으나, 본인의 고사로 시상하지 못한데 대해 아쉬움을 표명했고, 이 부문 시상은 따로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4‧3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처음 제정한 4‧3특별공로상은 암울한 시대, 금기의 역사였던 제주4‧3의 진상규명을 위해 4‧3특별법 제정 이전부터 여러 형태로 진상규명 운동에 참여하여 지속적으로 헌신해 온 인사 또는 단체를 대상으로 선정됐다.

수상자들에게는 4‧3평화재단 이사장과 특별공로상 심사위원회 위원장 공동명의로 시상패와 상금 1500만원씩(국외활동 부문 공동수상)이 각각 수여된다. 시상식은 오는 4월 4일 오후 6시, 제주KAL호텔 2층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된다.

올해 제정한 4‧3특별공로상은 10년 단위로 시상될 예정이다.

제주4‧3평화재단은 특별공로상 실무위원회(위원장 임문철, 위원 양성홍 양정심 홍성수)에서 각 부문 3배수의 수상 후보자를 추천했고, 위원장 현기영(소설가), 위원 강요배(화가), 고희범(전 한겨레신문 사장), 손유원(도의회 4‧3특위 위원장), 양윤경(4‧3유족회장), 임문철(4‧3중앙위원) 씨가 참여한 심사위원회에서 최종 수상자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학술연구부문 – 제주4·3연구소

제주4‧3연구소는 1989년 개소 이후 4·3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운동의 시작과 정점에서 연구 활동과 실천 운동을 지속해왔다. 특히 제주4·3연구소는 이론적 연구를 토대로 당대에 가장 필요한 4·3의 의제를 설정하고 이를 사회적으로 적용해왔으며, 4·3특별법 제정과 4·3진상조사보고서 확정의 이론적 틀을 만들어 냈다. 연구 성과로는 「4·3증언 총서」

「4·3장정」 「4·3유적 Ⅰ,Ⅱ」 국내 유일의 4·3학술지 「4·3과 역사」 등이 있다. 4·3유적지 복원과 1992년 다랑쉬굴 유해, 2008년 제주공항 유해를 발굴한 바 있다. 국제학술대회와 증언본풀이 마당, 역사기행 등의 사업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문화예술 부문 – 놀이패 한라산

제주 마당극의 중심에는 ‘놀이패 한라산’(1987년 창립)이 있었다. 1989년 첫 4‧3마당극 <한라산> 공연을 통해 4․3의 진실을 부각시켰고 이로 인해 일부 단원들이 경찰조사를 받는 등 고초를 겪었다. <백조일손>, <헛묘>, <꽃놀림>, <살짜기 옵서예> 등의 대표작이 있으며, 매해 정기 공연을 통해 4·3의 진실을 국내외에 알려왔다. 2007년 마당굿판의 전설 故 정공철 심방이 민족 광대상을 수상하였으며, 서울, 부산 등 전국의 초청 공연과 일본에서의 4‧3마당극을 통해 4‧3의 진실을 알리는데 기여했다. ‘놀이패 한라산’은 ‘전국4·3평화인권 마당극제’를 매년 개최, 제주를 마당극의 메카로 부상시키고 있다.

△시민운동 부문 – 양동윤(4·3도민연대 공동대표)

양동윤 씨는 1994년 제주4·3사월제 공동준비위원회 공동대표를 맡아 그동안 양분되어 왔던 4·3위령제를 합동위령제로 치르는데 협상 대표로서 활동했다. 1998년에는 제주4·3특별법 제정 및 국회4·3특위 구성을 촉구하는 청원서를 청와대에 제출하여 4‧3특별법 제정 운동에 불을 지폈다. 1999년 4‧3도민연대 창립을 주도했고, 그해 10월 24개 단체가 참여한 4‧3특별법쟁취연대회의 정책기획단장을 맡아서 4‧3특별법 국회통과에 기여했다. 그 공로로 도민한마당 행사에서 공로패를 수상했다. 4‧3고충처리상담소 개설, 방사탑제 시행, 수형희생자의 명예회복 등에 매진해 왔다.

△국내활동 부문 – 김명식(시인, 4‧3 50주년 범국민위원회 공동대표)

김명식 시인은 1980년대 일본유학 중 ‘4‧3을 생각하는 모임’ 창립을 제안, 재일동포 사회의 4‧3추모행사 기틀을 마련했다. 이 시기 재일동포 지문철폐 운동을 벌이다 추방당하기도 했다. 1980년대 초반 4·3을 거론조차 못할 때, 지인들과 함께 자작시 ‘민중이 주인이다’를 위패삼아 제사를 올리며 4‧3운동의 맹아를 틔운 바 있다. 1988년 아라리(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연구원을 창립, 다수의 4‧3시집과 「제주민중항쟁 Ⅰ,Ⅱ,Ⅲ」 발간, 4‧3진상규명과 연구에 공헌하였다. 이로 인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1997년 4‧3 범국민위 공동대표를 맡아서 4‧3특별법 제정운동에 앞장섰다.

△국외활동 부문(공동수상) – 고이삼(신간사 대표)

고이삼 신간사 대표는 1987년 일본에서 ‘4‧3의 진실을 찾아 기억하고 불명예를 씻어내자’는 취지로 탄생한 ‘4‧3을 생각하는 모임’ 사무국장을 역임하며 다양한 추모사업과 출판 사업을 전개했다. 1988년 4월 3일, 최초로 도쿄에서 개최된 4‧3 40주년 기념 추도 강연회의 일원으로 참여했다. 1987년 도쿄에서 출판사 ‘신간사’를 설립한 이후 제주 관련 학술문화서적 등 150여권의 책을 출판했다. 특히 「4‧3은 말한다」, 현기영의 「순이삼촌」, 허영선의 「제주4‧3」 등 4‧3 관련 서적과 4·3평화재단 기관지 「4·3과 평화」를 일본어로 번역, 출간해 일본사회에 4‧3을 알리고 있다.

△국외활동 부문(공동수상) – 문경수(리츠메이칸대학교 명예교수)

문경수 교수 또한 일본에서 ‘4‧3을 생각하는 모임’ 창립에 참여했으며 이후 다양한 추모 사업을 전개했다. 1989년부터는 ‘4‧3을 생각하는 모임-도쿄’의 회장직을 역임하기도 했다. 1994년 교토 리츠메이칸대학교에 부임한 후 ‘4‧3을 생각하는 모임’ 오사카 회장을 맡아 4‧3추모행사, 강연회, 연구회 등을 개최했다. 저서로 「제주도현대사」 「제주도4‧3사건:島(탐라)의 죽음과 재생 이야기」 「한국현대사」 등 10여권의 저서가 있다. 역저 「제주도4·3봉기-존메릴」, 편저로는 「김석범, 김시종, 왜 써 왔는가, 왜 침묵해 왔는가-제주도 4‧3사건 기억과 문학」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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