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주년을 맞는 4.3추념일이 이제 닷새 앞으로 다가와 있다. 제주도와 4.3유족회, 제주도의회, 제주도교육청, 제주4.3 70주년 범국민위는 이미 4.3희생자 추념기간(3월 21일∼4월10일)을 설정해 다양한 사업과 행사를 가열차게 진행하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은 의미 있는 4.3 교육주간(3월 19일∼4월8일)을 두어 청소년들에게 4.3을 이해하고 되새기게 하면서 '4.3의 내면화, 전국화, 세계화'를 위한 노력을 배가하고 있다.

2018년을 '4.3 70주년 제주 방문의 해'로 설정한 제주도는 다양한 사업과 행사 계획을 세워 하나하나씩 펼쳐 나가고 있다. '제주 4.3은 대한민국의 역사입니다', '4.3 동백꽃 배지를 달아주세요' 릴레이 캠페인이 국민들에게 다가가면서 큰 성원을 받고 있다니 반가운 일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태백산맥>의 작가 조정래를 비롯하여 문소리, 유홍준, 유시민, 안성기 등 사회 각계각층 인사는 물론 박원순, 홍준표, 최문순 등 진보와 보수 정치계 인사들도 함께하면서 전국화의 기운이 감지되고 있다.

동백꽃 배지 달기도 인기를 더하고 있다. 추운 겨울 눈보라 속에서도 아름다운 꽃망울을 터뜨리는 강인한 생명력을 드러내는 동백꽃. 하지만 제주 출신 강요배 화백이 4.3연작시리즈 '동백꽃지다'에서 보여주듯이 예고도 없이 어느 날 툭하고 통꽃으로 지고 마는 그 '비애미(悲哀美)'는 4.3 희생자들의 넋이며 4.3으로 인한 유족들과 도민들의 슬픔과 고통, 그 통한을 상징한다.

4.3 70주년을 맞아 28일, 원희룡 지사가 발표한 담화문 '도민과 국민에게 드리는 말씀'은 매우 타당하며 시의적절했다. 국회는 조속하게 4.3특별법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할 것이다. 정부는 제주도의 4.3희생자 추념일의 지방공휴일 지정 수용과 4.3유족의 항구적 복지대책 마련, 국립 세계평화인권센터 설립과 4.3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지원에 나서주기 바란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에게 "4.3희생자와 유족, 4.3수형인에 대해 공식 사과해 주시라"는 간곡한 호소가 수용되기를 바란다. 원 지사의 말 그대로 "대통령님의 사과는 4.3희생자와 유족의 명예회복 뿐 아니라 큰 위로가 될 것"이며 제주4.3역사에 길이 남는 일이 될 것이다.

지난 2000년 김대중 대통령 국민의 정부 때 4.3특별법 제정을 비롯해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의 도민과 유족에 대한 공식 사과, 제주4.3평화공원 조성, 2014년 4.3 국가 추념일 지정 등은 기념비적인 사건들이라 할 수 있다. 4.3 70주년 제주방문의 해로 선포된 2018년 올해는 4.3의 전국화, 세계화의 전기가 되고 있다.

제주4.3은 대한민국의 역사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도민에게 약속한 '제주4.3의 완전한 해결 이행'은 대한민국 현대사의 비극을 치유하는 국민통합은 물론 민본민주주의 확립과 평화인권국가로서 바탕을 공고히 하는 길이다.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 나아가 평화통일을 여는 초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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