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이나 사업이든 중간에 그 일을 그르치는 이유는 대개 초심을 잃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첫마음, 초심을 지키는 일이란 게 여간 어렵지 않다. 작심삼일이란 말도 있듯이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이 무디어지고 그에 따라 실천적 행동도 더뎌지기기도 하고 헛길로 들어서기도 하며, 아예 망각해버리는 경우도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언론이라 하여 크게 다르지 않다. 항상, 시시때때로 언론의 소명의식, 언론의 정도(正道)에 대한 자기성찰이 이뤄지지 않으면, 급변하는 세태 속에서 깨어있지 못한다면, 언론이 아닌 언론의 나락으로 빠져들기 십상이다. 현재 우리가 지켜보고 있듯이 언론답지 않은언론은 사회 구성원들이나 국가사회에 악영향을 끼치는 사회적 병폐요 배척해야 할 사회악일 뿐이다.

초심을 잃지 않는 자세는 그래서 중요하다. 스스로 나태해짐을 느낄 때마다 초심으로 돌아가는 마음을 일으킬 수 있어야 한다. 정치경제·문화사회교육 등 어느 분야에서건 마찬가지일 것이다. 언제나 자각하고 그 자각 안에서 철저한 자기 점검을 통해 잘못이 있다면 과감한 궤도 수정까지 할 수 있어야 한다.

독자와 시민들의 관심과 사랑 속에 지역의 시각으로 지역의 문제를 보고 얘기하는 신문, 열린 신문, 밝은 신문, 깨끗한 신문이라는 창간 지향점을 두고 22년을 걸어온 서귀포신문은 이제 초심으로 돌아가려 다시 발심한다. 순수와 열정의 자세로 재무장하려고 한다. 개척정신·장두정신·수눌음정신 등 창간정신을 되새기는 마음이다.

제호를 서귀포의 상징인 소암 현중화 선생님의 한글 서예체로 돌아가는 이유 역시 '온고지신(溫故知新)',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의 자세를 다짐하는 일이다. 변화 속에서 '서귀포다움’, 서귀포시의 정체성을 회복하려는 마음 자세이다. '제주어 문학상'을 제정하는 뜻 역시 우리 말글의 옛모습, 그 가치가 온전히 내포되어 있는 제주어의 가치를 발굴, 보전, 전승해 나가려는 초발심이다. 독자와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항상 함께하면서 '열린 신문, 밝은 신문, 깨끗한 신문'으로 거듭나려 한다. 독자 제위, 서귀포시민, 도민여러분들의 아낌없는 사랑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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