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되어 반드시 추념식 참석’이라는 약속 이행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의 추념사가 ‘제70주년 제주4.3 희생자 추념식’을 더욱 뜻깊게 했다. 4.3 생존 희생자와 유족, 수많은 도민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 와주신 많은 국민들 그리고 일본과 대만에서 건너온 이들을 비롯한 세계인들, 중앙 정치권 인사들까지 1만5000명이 넘는 사람이 운집한 가운데 제주시 봉개동 거친오름 자락 제주4.3평화공원에서 봉행된 이날 추념식은 엄숙하면서도 커다란 감동을 안겨주었다.

전에 없이 추념일 날씨까지 화창해 이 자리에 참석한 모든 이가 “하늘이 내린 너무나 좋은 날씨”라고 이구동성이었다. 현장의 열기로 때이른 더위까지 느꼈다. 만나는 생존 희생자와 유족 거의 모두는 ‘대통령이 약속을 지켰다’, ‘대통령을 믿을 수 있다’, ‘눈물이 난다’, ‘가슴에 맺힌 응어리가 풀렸다’, ‘한을 풀었다’, ‘너무 기쁘다’, ‘유족들이 들으려 했던 말을 거의 다 들었다’, ‘이제 희망이 있다’, ‘감동이다’라며 대통령에 대한 감사와 희망을 이야기했다.

추념식에 앞서 4.3행방불명인 묘역를 찾아 헌화하고 유족들을 위로하는 대통령 내외의 모습에서 4.3에 대한 이해와 진정성이 묻어났다. 더군다나 문재인 대통령의 추념사는 듣고 다시 들어도 4.3 생존희생자와 유족, 4.3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해 애써온 사람들은 물론 모든 도민들에게 큰 위안이 아닐 수 없다.

“국가폭력으로 말미암은 그 모든 고통과 노력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리고, 또한 깊이 감사드립니다.”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와 감사의 인사. 지난 2003년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대통령의 두 번째 사과가 이뤄지는 역사적 순간이기도 했다. 

그리고 “2000년 김대중 정부는 4.3진상규명특별법을 제정하고, 4.3위원회를 만들었고, 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4.3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고, 위령제에 참석해 희생자와 유족, 제주도민께 사과했는데 저는 오늘 그 토대 위에서 4.3의 완전한 해결을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을 약속합니다.” 4.3유족들은 물론 모든 도민들이 듣고 싶었던 말이다.

“더 이상 4.3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 중단되거나 후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대통령의 약속. “4.3의 진실은 어떤 세력도 부정할 수 없는 분명한 역사의 사실로 자리잡았다.”고 선언한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이어서 믿음이 간다. 문재인 대통령은 “4.3의 완전한 해결이야말로 제주도민과 국민 모두가 바라는 화해와 통합, 평화와 인권의 확고한 밑받침이 될 것”이라고 큰 의미를 부여했다.

이뿐만 아니라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비롯해 유해발굴사업 지속, 유족과 생존희생자의 상처와 아픔 치유를 위한 정부차원의 조치, 보상과 국가트라우마센터 건립을 위한 국회와의 협의 등에 대해서도 직접 약속했다. “제주에 봄이 오고 있습니다.”는 대통령의 추념사 마무리 인사에서 느낄 수 있듯이 ‘4.3의 완전한 해결’의 길에 진정, 봄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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