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3추념일에 느꼈던 봄날, 평화로움이 있었냐 싶게 4월에 내린 봄눈, 이어지던 비날씨와 강풍으로 인해 이상기후의 진면목을 실감하는 요즘이다. T. S. 엘리엇의 시 ‘황무지’에서 노래했듯 ‘잔인한 달’이라 불리는 4월의 한복판이다.

‘4.3 70주년의 해’를 지내면서 잊혀지지 않는 아픔들이 있다. 떠오르는 기억들이 있다. 권력, 거대한 음모에 인한 민중들의 죽음이요, 죄없는 목숨들의 희생이다. 세월호 참사의 아픔도 그 한켠에 자리한다.

416 세월호 참사에 관한한 우리 제주도민들도 안타까움, 아픔과 함께 채무감을 느낀다. 세월호 목적지, 아이들이 오고 싶어했던 곳이 바로 제주였기 때문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민중으로서 동질감이요 연대의 차원에서다.

16일은 세월호 참사 4주기이다. 제주에서 이날을 기억하고 진상규명을 요구하면서 안전한 대한민국을 다짐하는 촛불문하제가 열린다. ‘강정은 4.3이다’라는 명제로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대한 저항은 지속되고 있지만, ‘또다른 4.3, 세월호 4.16’에 대한 기억도 멈출 수가 없는 것이다.

세월호참사대응제주대책회의, 416연대제주모임, 기억공간 re:born, 세월호촛불연대(준)는 “정권교체 후 처음 맞는 네 번째 4.16 을 기억하며 제주시청에서 희생자 분향소, 추모버스킹, 촛불문화제로 다시금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제주시민의 기억과 약속 다짐 시간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네 번째 봄, 멈출 수 없는 진실의 길’을 타이틀로 내세워 시대는 다르지만 억울하게 죽음을 당한 아픔을 돌아보고 4월의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자리이다. 특히 국정농단 세력, 적폐세력의 행보 규탄, 세월호 참사의 전면재조사, 진상규명 요구의 의미가 담겨 있다.

시 황무지는 ‘샨티(Shantih, 마음의 평화) 샨티, 샨티’로 마무리한다. 찬란한 봄, 죄없이 죽은 이들의 평화, 그 부활을 기다린다.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