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제주도당의 공천심사위원회 구성과 비례대표 접수를 놓고 셀프공천 논란 등 ‘웃픈’ 현실을 연출하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자유한국당 제주도당 공천심사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해 모두 9명으로 구성됐다. 그런데 이들은 제주시 갑당협위원회와  을당협위원회, 도당에서 추천됐으며 서귀포시당협위원회에서 추천한 인사는 단 한명도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자유한국당 비례대표는 제주시갑, 을당협 위원장이 밀실에서 합의해버리면 그만인 셈이다.

그런데다 위원 추천권을 가진 을당협 위원장은 스스로 제주도의회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다고 한다. 심사위원을 추천한 사람이 자신을 선택하라고 스스로 공천을 신청한 격이다. 과연 자신이 추천한 위원들의 심사를 거쳐 자신이 우선 순번을 받는다면 다른 신청자들이 인정을 할 것인지 의문이다. 비례대표는 청년, 여성,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 또는 복지‧경제‧문화‧예술‧체육 등 전문 분야를 배려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이렇게 되면 비례대표의 당초 취지를 살리기 힘들뿐만 아니라 도민사회의 공감을 얻기도 어려울 것이다.

자유한국당이 어떻게 해서 이런 식으로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했는지 내부사정을 알고 싶지는 않다. 다만 이렇게 될 경우 아무리 결과가 공정해도 신청자들이 승복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자유한국당은 대통령 탄핵 등을 거치며 지지율이 바닥을 헤매고 있다. 좀 더 낮은 자세로 도민에게 다가서도 시원치 않을 판이다. 아직도 당직자들은 현실을 모르고 잿밥에만 눈이 멀어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미 비례대표 순번을 배정한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역시 “민주당의 정체성에 부합하고, 인권과 복지정책의 실천 및 국가에 헌신하며, 화해와 평화의 정신을 계승하는 후보들이 선출됐다”고 자평했으나 당 내부는 물론 지역사회에서 “웃픈, 울픈 공천”이라면서 확인되지 않은 루머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4․3유족위원회가 마음을 모아 추천한 전문 인사라든지 서귀포시 지역 인재에 대한 배려가 없는, 도당 지도부의 오만과 밥그릇 싸움에 의한 공천이 아니냐는 뒷말이 무성하다. 그 시시비비, 그 심판은 6·13 지방선거를 통해 드러날 것이다. 이제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만이 아니라 녹색당, 정의당, 민중당 등 군소정당의 비례대표 후보들 또한 제주의 미래를 위한 의정활동에 나설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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