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가 3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제주도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제주도지사와 제주도교육감, 제주도의회 의원 43명 등 모두 45명의 일꾼을 선출하게 된다. 각 후보 진영에서는 자신의 장점을 적극 알리는 한편 상대후보의 약점을 공략하며 그야말로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제주 선거판에 ‘미투’가 없는 점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무엇보다 도민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선거는 제주도의 행정을 책임질 제주도지사 선거다. 더 큰 이변이 없는 한 여·야 4개 정당과 무소속 등 5명이 후보 등록을 할 것으로 예측되는 이번 도지사 선거전의 관전 포인트는 선거 초반에 불거진 도덕성 검증이 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에 허위분양 부동산개발회사 임원 경력까지 불거져 나오면서 의혹이 더 커진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예비후보에 대한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후보 사퇴” 목소리까지 나온다. 여타 정당과 무소속 후보 등은 어떠한 형태로든 사전 검증이라든지 TV토론 등을 통해 털 것은 털고 가야 한다며 도덕성 검증 공세를 한층 강화하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문대림 후보측은 흑색선전, 네거티브 공세일 뿐이며 문제가 없다고 맞서는 형국이다. 캠프에서 원희룡 예비후보 대변인을 검찰에 고발까지 하는 것으로 볼 때 정면대응의 자세를 취하고 있다. 예비후보들간 승부처라 인식하고 있음이 역연하다. 어느 후보든 자신에 대한 여타 후보들의 공격에 문제될 게 없고 떳떳하다면 도덕성 검증에 당당하게 응하는 게 옳은 방향이다.

선거에서의 도덕성 검증은 정책대결 못잖게 무척 중요한 선택의 잣대이다. 능력이 제아무리 출중하고 상대보다 훌륭한 정책을 내세운다 하더라도 도덕적이지 않으면 부정·부패의 길을 가기 마련이다. 지도자가 도덕적인 자질을 갖추지 않으면 공직자들에게 청렴성과 도덕성을 주문할 수 없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은 법이다.

물론 근거가 없는 지나친 공세는 자제돼야 한다. 아니면 말고 식의 폭로는 이제 유권자에게 통하지 않는다. 많은 경우 정보의 부재로 유권자들은 언론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언론이 전하는 것은 제한적이다. 무차별 폭로는 시간이라는 제약으로 인해 피해자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부분까지도 유권자들은 현명하게 판단할 것으로 믿는다.

도민과 유권자들의 도지사 후보에 대한 도덕성 검증 요구는 당연한 일이다. 그 어느 후보라 할지라도 이에 대한 거부는 온당치 못하며 명쾌한 해명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동안의 사례에서 지켜봤듯이 시간적 제약으로 인해 후보자 방송토론 등에서 밝힐 수 있는 의혹은 거의 없다고 보는 게 맞다.

제주의 미래를 담보해내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시민사회단체의 목소리가 왜 나오지 않는 것인지, 언론은 왜 속속들이 파헤치지 못하는 것인지 도민들이 묻고 있다.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하기에 앞서 도지사 후보들간 합의를 통해서든지, 아니면 강제적으로라도 제 시민사회단체와 학계, 법조계, 언론계 등이 함께하는 도지사 후보 도덕성검증단을 구성해 도지사가 되겠다는 모든 후보들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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