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가 갈수록 혼탁해지고 있다. 더럽다는 거친 표현도 이젠 어색하지가 않다. 혼탁의 주범은 도지사 선거다.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후보와 무소속 원희룡 후보 간의 거친 싸움을 보는 유권자들의 마음은 불편하다. 이 두 후보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짐작이나 하고 있을까?

 두 후보는 대변인 기자회견 또는 TV토론 등을 통해 상대후보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물론 잘못과 의혹에 대한 비판은 중요하다. 문제는 그에 따른 사실 확인이다. 증거가 확실하지 않은 사안을 놓고 폭로전이 한창이고 검찰 고발만 6건에 이르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 등에서 선거법 위반으로 조사하는 것도 여러 건이다.

 문대림 후보의 타미우스 골프장 명예회원 의혹과 원희룡 후보의 비오토피아 특별회원 의혹을 둘러싼 싸움은 어느 한쪽이 죽지 않고는 결판나지 않을 만큼 격렬하다. 시작은 원희룡 후보였다. 문대림 후보가 도의회 의장시절 타미우스 명예회원권을 받아 공짜골프를 즐겼다는 것이다. 문대림 후보와 타미우스 골프장 회장의 해명이 이어졌다.

 이에 질세라 문대림 후보가 원 후보의 비오토피아 특별회원권 의혹을 제기했다. 원 후보와 그의 부인이 특별회원 자격으로 비오토피아 레스토랑, 골프장 등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원 후보와 비오토피아 전 주민회장의 해명이 또 뒤따랐다.

 의혹제기와 해명, 반격하는 과정이 닮은꼴이다. 마주보고 달리는 열차와 같은 형국이다. 벌써부터 누가 당선돼도 재선거가 될 것이라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제주도의 도지사 선거 진흙탕 싸움은 그야말로 잔혹의 역사다. 이 두 후보는 지방선거의 역사를 20년 전으로 후퇴시키고 있다.

 이를 보도하는 언론에도 문제가 있다. 싸움을 부추기는 것은 언론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그래도 20년 전에는 정책을 놓고 논쟁을 벌였다.  지금은 정책논쟁은 아예 없다. 그저 인신공격만이 난무할 뿐이다. 머리 좋고 똑똑한 후보. 정권을 등에 업은 후보. 누가 당선돼도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을 것 같은 두 후보를 바라보는 도민의 눈길은 싸늘하다. 두 후보밖에 보이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다.

 두 후보는 누가 당선되더라도 선거를 타락시켰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두 후보와 후보 진영은 좀 더 냉철하게 자신들의 행동을 뒤돌아봐야 할 것이다. 유권자의 심판은 언제나 무섭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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