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겸손하게, 더 도민 속으로 들어가 귀를 기울이라는 말씀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원희룡 제주도지사 당선인. 정당과 진영의 울타리를 넘어 제주의 인재를 포용해 제주의 드림팀을 만들어 도정을 운영하겠다고 약속했다.

 도민에게 평화로움과 함께 경제적 풍요를 누릴 수 있게 하는 책무를 맡은 목민관으로서 도지사에게 주어진 짐이 무겁게 느껴진다. 이제 연임 도지사로 당선되어 바로 지사직 수행에 들어가는 민선 7기 원희룡 지사에게 거는 도민들의 기대가 자못 큰 까닭이다.

 무엇보다 도민사회 갈등과 반목을 어떻게 말끔히 씻어내고 약속한 바의 ‘제주가 커지는 꿈’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인지 도민들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게 될 것이다. 여기에는 원희룡 지사가 내걸었던 ‘도민과 함께’라는 선거 캐치프레이즈에서 느끼듯이 도민참여와 협조 여부가 민선7기 도정 성공의 바로미터가 될 것임은 자명하다.

 특히 선거운동 과정에서 국회의원의 4·3 유족회에 대한 협박에서 비롯된 새로운 갈등은 4·3이 특정 정당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인식에서부터 문제를 풀어야 한다. 4·3특별법 개정안 국회통과가 늦어지고 있는 점에서 보듯이 제대로된 진상조사와 명예회복의 완수,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배·보상 등 그 어느 것 한 가지도 특정 정당의 힘만으로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와 같은 사태에서 “(특별법 개정안 국회통과 지연과 관련해) 지역구 세 국회의원에게 (국회의원들 잘못이 크다고) 책임을 묻는(언론이나 세력 등)다면 좌시하지 않겠다”는 발언은 국회의원의 기고만장, 오만에 다름 아니다. 자중해야 하며, 더욱 겸손해지길 기대한다.

 지난 12일 저녁, 원희룡 후보의 제주시청 앞 지지호소 유세 중 ‘또라이’ 발언은 지인의 SNS 전언을 활용한 것으로 “(트럼프와 김정은이 보여주었듯이) 통큰 결단, 통큰 정치를 하겠다”는 게 핵심 내용이었다. 유세 내용을 듣고 또 들어도 해당 문구를 전달했다는 지인의 용어 선택이 부적절하기는 했으나 아주 간결하고 명약관화한 비유였다.

 그럼에도 이를 ‘또라이’라는 어구에만 포커스를 맞추어 퍼나르면서 언론 보도, 기사화했고, 더불어민주당 도당 논평은 ‘망언’이라 표현하고 있다. 또,  잘못되고 과장된 정보를 왜곡, 전달함으로써 ‘원희룡, 평화의 섬 모욕 발언’ 등 중앙당 현안논평까지 나오게 만들었다. 이는 전형적인 더불어민주당 내의 썩은 정치, 적폐 언론의 양태가 그대로 드러난 사안이다.

 적폐는 청산되어야 하고 잘못을 깨닫는다면, 도민에 대한 사과가 먼저다. 이는 도민화합의 전제조건이기도 하다. 세간에 회자되는 '조배죽' 세력이 도민사회에서 배척되는 이유 또한 사과가 선행되지 않기 때문이라 보아서 틀리지 않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통치철학과 거꾸로 가는 더불어민주당 내의 적폐세력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한 의미에서 6·13 지방선거에 있어서 도지사 선거는 더불어민주당 내 적폐와 제주도민 자존감 간의 경쟁이었다고 풀이하는 세평가도 있음은 새겨 들어야 할 일이다.

 ‘지역사회의 소통과 화합’, ‘제주지역 균형발전’ 과제는 6·13 지방선거의 모든 당선자들에게 부여된 소임이며 책무이다. 그 의무 수행을 위한 도지사, 교육감, 도의원 당선자 모두의 초발심이 중요하다. 다산 정약용 선생이 공직에 나설 때의 출사표 ‘공렴원효성(公廉願效誠)’을 각자 마음에 새길 일이다. ‘공정과 청렴으로 정성을 다하겠다’는 그런 마음가짐이면 종내 이루지 못할 일이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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