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7일은 제주 법정사 항일운동이 일어난 지 꼭 100주년을 맞는 날이다. 역사를 거슬러 기억하면, 법정사 항일운동은 기미년 3.1만세 독립운동이 발발하기 4개월여 전인 1918년 10월 7일에 일어났다. 법정사 인근 서귀포시 도순과 하원, 월평, 대포, 상예, 법환, 회수 등지에서 모인 주민 700여명이 국권회복을 위해 중문에 위치한 경찰주재소를 불태우고 일본인을 폭행한 사건으로 기록된다.

 당시 항일운동에 참여한 주민들은 기마 순사대의 공격으로 와해되었고 법정사는 완전히 불태워졌으며 법정사 주지 김연일을 비롯해 스님과 주민 등 주동자들은 옥고를 치러야 했다. 군사적인 조직을 갖추고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해 실행에 옮긴 매우 적극적인 항일투쟁으로서 일제강점기에 제주지역에서 발생한 가장 큰 규모의 항일투쟁이다.

 특히 3.1만세운동 이전에 일어났다는데 더욱 큰 의의가 있다. 그 기운의 확산은 3.1독립운동으로 연이 닿고 해외 임시정부 활동 등으로 이어져 8.15해방을 맞는 단초로서 역사적 의의를 갖고 있기도 하다.

 법정사 항일운동 100주년의 해를 맞았어도 행정당국과 교육당국의 무관심은 도가 지나쳤다. 제대로된 준비는커녕 기억조차 못하는 분위기이다. 그냥 지나쳐서는 안된다는 의지로 서귀포시가 지니고 있는 자랑스러운 역사를 되새기기 위해 <서귀포신문>이 나섰다. 100년 전 항일의 역사를 기리기 위해 역사서 <제주 법정사 항일운동>과 동화책 <법정사 동이>를 출간했다.

 ‘제주 법정사 항일운동 100주년 기념 학술세미나’도 10월 4일에 열린다. 도내외 석학들이 100주년을 맞은 법정사 항일운동을 재조명하고, 정신 계승 방안을 모색한다. 이뿐만 아니라 도외 사례들을 함께 돌아보면서 관광과 역사교육의 현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찾을 계획이다. 지역민들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와 성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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